조국 vs 나경원···외나무 다리서 만나는 ‘82학번 동기’

2018.12.30 20:25 입력 정제혁·허남설 기자

청와대 조국 민정수석(53·오른쪽 사진)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55·왼쪽)가 31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만난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로, 진보·보수, 여권·야권을 각각 대표하는 인물로 떠오른 두 사람이 청와대 특별감찰반 논란을 놓고 ‘창과 방패’ 대결을 벌이는 것이다.

양측 공방은 연말연시 정국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특감반 논란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조 수석은 청와대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다.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건 참여정부 때인 2007년 당시 전해철 민정수석이 출석한 이후 11년 만이다. 야당 공세는 임 실장보다 조 수석에게 집중될 공산이 크다. 현 정부 진보·개혁 노선의 상징적 인물인 조 수석을 처음 국회로 불러내 직접 추궁할 기회를 잡았기 때문이다. 국회 운영위를 ‘조국 청문회’로 만들어 사퇴 압력을 최대치로 높인다는 게 야당 복안이다.

‘조국 사퇴론’의 사령탑은 나 원내대표다. 조 수석이 출석하지 않으면 ‘김용균법’으로 불리는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처리할 수 없다고 버텨 결국 문 대통령이 조 수석의 운영위 출석을 지시하게 만들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 동기인 두 사람은 대조적인 삶의 궤적을 밟았다. 조 수석은 대학 입학 후 학생운동에 투신했고,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에 연루돼 옥고를 치렀다.

나 원내대표는 달랐던 것 같다. 조 수석은 2011년 발간된 대담집 <진보집권플랜>에서 나 원내대표에 대해 “대학 시절 사회문제에 관심이 없는 모범생이었다”며 “노트 필기를 잘해서 가끔 빌려 쓰기도 했다”고 했다.

대학 졸업 후 학계에 남은 조 수석은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 등을 맡아 시민사회 목소리를 대변했다. 진보진영 간판 지식인으로 떠오른 그는 ‘장외 우량주’로 평가받는 등 정치적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문 대통령이 2015년 더불어민주당 대표일 때 ‘김상곤 혁신위원회’의 혁신위원으로 활동하며 정치 활동을 본격화했고, 현 정부 출범 뒤에는 권력기관 개혁 업무를 총괄했다.

나 원내대표는 부산지법 판사 등 법조인의 길을 걷다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자유한국당 전신) 대선후보 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그는 최근 한국당 계열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나 원내대표는 30일 당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를 갖고 운영위 전략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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