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취임

진보, 부산·강원 30년 만에 축배…강남선 ‘부자 동네’ 빼고 압승

2017.05.10 23:35 입력 2017.05.10 23:36 수정 유정인·구교형 기자

19대 대선 권역별 표심

문, 250개 선거구 중 175곳 1위로 ‘전국적 지지’

광주·전북서 안철수 후보 ‘더블스코어’로 제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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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새벽 마무리된 19대 대선 최종 개표 결과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557만951표차로 제치고 승리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당선된 16대 대선(531만7708표차)보다도 25만3243표차를 더 벌렸다. 역대 대통령 선거 중 최대 득표차의 압승이다.

문 대통령 승리의 열쇠는 전국적으로 고른 득표를 얻은 데 있다. 전국 250개 선거구 중 175곳(70%)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구·경북(TK)의 32개 선거구를 통으로 홍 후보에게 넘긴 것을 제외하면, 17개 시·도 중 15개 시·도 선거구에서 전부 또는 일부 승리를 기록했다. 약화된 지역별 ‘몰아주기’ 성향이 다자구도와 결합하면서 문 대통령에 대한 전국적 지지로 나타났다.

■ PK·강원, 30년 만에 첫 승리

문 대통령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한 부산·울산·경남(PK), TK, 강원 지역에서 선전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문 대통령은 부산과 울산에서 홍 후보를 제쳤다. 전체 PK지역에서 홍 후보에게 22만여표 앞섰다. 경남에선 지난 대선 득표율보다 0.4%포인트 더 얻었다. 진보진영 후보의 PK 승리는 1987년 13대 대선 이후 30년 만에 처음이다. 15대와 16대 대선에서도 각각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 지역에서 패했고, 18대 대선에서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문재인 당시 후보를 앞섰다.

강원의 선택도 바뀌었다. 문 대통령은 강원에서 34.16% 득표율로, 홍 후보(29.97%)를 4.19%포인트차로 이겼다. 13대 대선부터 줄곧 보수진영 유력주자에게 표를 몰아준 보수진영의 ‘믿는 구석’이 처음으로 궤도에서 이탈한 것이다.

TK의 변화도 감지됐다. 문 대통령은 대구와 경북에서 홍 후보에게 1위 자리를 내줬지만, 첫 번째 대선 때보다 득표율을 끌어올렸다. 대구에선 1.92%포인트, 경북에선 3.12%포인트 더 얻으며 두 지역 모두 20%선을 넘겼다.

■ 민주당, 호남 회복

더불어민주당은 문 대통령 당선으로 호남에서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진보진영의 ‘유력주자’를 선택해온 호남의 전략투표 경향이 이번에도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호남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더블스코어’로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득표율은 광주(61.14%), 전북(64.84%), 전남(59.87%)이 압도적이었다. 특히 광주, 전북, 전남의 전체 42개 선거구 전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호남이 지역기반인 안 후보는 광주 30.08%, 전북 23.76%, 전남에서 30.68%를 기록하며 내려앉았다. 민주당은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 전체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에 내줬고, 비례대표 정당득표율에서도 밀린 바 있다.

■ 서울의 ‘섬’ 강남3구

문 대통령은 서울 25개 선거구에서 모두 1위를 했다. 득표율은 마포구(45.79%)에서 가장 높았고, 강남구(35.36%)에서 가장 낮았다.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3구’에서도 문 대통령이 홍 후보보다 모두 많은 표를 받았다.

결과적으로는 압도적 우위이지만, 동 단위로 쪼개서 들여다보면 부유층이 몰린 일부 동에서는 보수성향이 여전히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초고가 아파트단지가 몰려 있는 강남구 압구정·청담·삼성1·대치1·도곡2동, 서초구 서초2·반포2동, 송파구 잠실7동에서 홍 후보에게 밀렸다. 특히 압구정동에선 홍 후보의 득표수(6449표)가 문 대통령(3234표)보다 2배가량 많았다. 청담동에서도 문 대통령은 4877표를 얻어 홍 후보(5452표)에게 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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