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거없는 일본가수 모함”항의 빗발

2001.08.20 17:03

KBS 2TV ‘시사터치 코미디 파일’(수요일 오후 11시)이 시청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지난 15일 방송에서 ‘일본 록그룹 X-Japan이 태극기를 찢었다’는 내용의 시민 인터뷰를 사실 확인 없이 그대로 방송, X-Japan 국내 팬들을 비롯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방송이 끝난 후 이에 항의하는 시청자 의견이 게시판을 도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청자 항의글이 폭주해 한때 KBS 시청자 의견접수 센터의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현재 항의글을 올리고 있는 시청자들은 KBS의 공식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제작진은 지난 18일 게시판에 ‘시사터치 코미디파일 제작진에서 알려드립니다’라는 제목의 사과문을 게재해 놓은 상태다.

문제가 된 15일 방송은 대중문화계 뉴스를 전하는 코너였다. 지난달 27일 일본에서 공연 도중 일장기를 찢은 국내 록그룹 ‘노 브레인’의 소식을 전하며 이와 관련된 시민 인터뷰를 담아 방송했다. ‘노 브레인’의 행동에 대해 찬·반 의견을 묻는 인터뷰에서 2명의 시민이 “X-Japan도 태극기를 찢은 적이 있잖아요. 속이 시원해요”라는 대답을 했고, 이것이 그대로 방송됐다.

시청자 신혜원씨는 “X-Japan은 태극기를 찢은 것이 아니라 엑스라는 표시가 되어있는 빨간 기를 태운 것”이라면서 “한·일 감정이 안좋은 시기에 이런 식으로 방송을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또 진해리씨는 “사실이 아닌 인터뷰를 편집하지 않은 채 그대로 방송해 많은 국민이 X-Japan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며 항의했다. 특히 X-Japan은 국내에서도 수십개의 팬클럽이 운영되고 있을 정도로 인기가 높은 그룹이기에 항의의 폭이 컸다.

제작진은 사과문에서 “몇년 전 방송에서 태극기 관련 발언을 했던 음악평론가와 직접 통화해본 결과, 내용상에 오해가 있었으며 시민 인터뷰를 하신 분처럼 아직도 X-Japan이 태극기를 방화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았다”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시청자들이 X-Japan에 대해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희연기자 eggh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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