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비위교수들 ‘연구비 착복’ 파문 확산

2004.01.16 09:00

연세대 일부 교수들이 연구비 유용과 관련한 학술진흥재단의 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동료 강사·교수 등에게 거짓 증언을 부탁했다고 연세대 출신 서울대 교수가 폭로, 파문이 일고 있다.

이에 앞서 연세대 김모 강사는 최근 “우리 대학 일부 교수들이 연구 프로젝트에서 강사들의 연구비를 갈취했다”고 학술진흥재단에 고발했으며 재단측은 지난 12일부터 진상을 조사중이다.

서울대 독문과 김임구 교수는 15일 경향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학술재단 조사 착수 이후 연세대 모 교수가 내게 수차례나 전화를 걸어와 위증을 요구했다”고 폭로했다.

김교수는 또 “연세대 모 후배교수도 자신이 연구비와 관련해 한 행위가 불법적인 것임을 고백하고 나에게 용서를 청했다”고 밝히고 “비리 의혹을 사고 있는 교수들이 마지막으로 양심에 따라 진실을 고백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폭로 배경에 대해 김교수는 “모교인 연세대에서 강사생활을 할 당시 억울한 일을 당하면서 심한 분노를 느꼈다”며 “불의가 정의를 물리칠 수는 없다는 생각에 (폭로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2000년부터 2001년까지 연세대에서 한 프로젝트를 담당하며 수많은 거짓 영수증을 만들어왔다”고 실토하고 “지금도 그 기록을 그대로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교수는 이어 “만약 이번 학술진흥재단의 조사에서도 양심의 목소리를 억누르고 집단적으로 비리를 은폐하려 한다면 이를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교수의 폭로에 대해 그동안 조사를 받아온 교수들은 “회의 중이라 답할 수 없다”며 인터뷰에 불응했다.

이에 앞서 김교수는 14일 밤 연세대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ID ‘wahrheit’로 ‘독문과 사태, 연구비 비리 은폐기도를 경고하며’라는 제목으로 같은 내용의 폭로글을 비실명으로 올린 바 있다. 김교수는 1996년부터 2002년 8월까지 연세대에서 강의를 했으며, 2002년 9월부터 서울대 교수로 재직중이다.

〈김정선기자 kjs04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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