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 ‘F15K 공중부양’ 사건 기억하십니까

2011.04.21 20:55 입력 2011.04.22 00:11 수정
글 박성진 http://mustory.khan.kr

지난해 7월 공군의 대구 남부전투사령부 기지에서 일어났던 ‘F15K 공중부양’ 사건을 기억하십니까. 공군대학 총장이던 최모 소장이 F15K 후방 조종석에서 계기를 잘못 만져 공중으로 솟구친 사고 말입니다. ‘라스트 찬스’(이륙 직전 최종 점검)에 갑자기 뒷좌석 투명 덮개인 캐노피가 벗겨지면서 최 장군이 앉은 후방 조종석이 공중으로 솟구쳤습니다.

최 장군이 조종석 사출장치 레버를 건드렸기 때문입니다. 사출장치가 작동하면서 최 장군은 공중으로 50여m 솟구쳤습니다. 최 장군은 낙하산이 자동으로 펴지면서 부상 없이 지상으로 떨어졌습니다. 조종사 출신인 최 장군은 F5가 주력 기종이며 비행시간 3000여시간의 베테랑이었습니다. 이 사고로 F15K의 캐노피와 사출좌석 등이 부서졌고, 공군 조사결과 수리 비용만 20억원으로 추정됐습니다. F15K의 대당 가격은 1억달러(약 1080억원) 정도입니다.

당시 최 장군은 소위 ‘유지비행’ 중이었습니다. 유지비행이란 전투비행단이 아닌 다른 곳에서 근무하는 공군 조종사들이 조종술의 ‘감’을 잃지 않기 위해 하는 비행입니다. 정책부서의 사무실에 근무하는 공군 조종사들도 3개월에 하루씩 공군 비행단으로 가서 유지비행을 계속해야 한달에 70만원의 비행수당을 받을 수 있습니다.

[e-세상 속 이 세상]그때 그 ‘F15K 공중부양’ 사건 기억하십니까

‘공중부양’의 불똥은 엉뚱한 데로 튀었습니다. 당시 김태영 국방장관이 공군 장군들의 유지비행을 금지시킨 것이지요. 지금도 이 조치는 유효합니다. 반응은 엇갈립니다. 공군 장군들은 파일럿에게 비행을 금지시키는 게 말이 되느냐며 반발합니다. 반면 장군들의 유지비행은 후방석에 타는 것인데 그것이 얼마나 의미가 있느냐고 반박하는 이들이 꽤 많습니다. 김 전 장관이 공군 장군들의 유지비행 금지로 지급하지 않게 된 수당을 모아 F15K 수리비로 충당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도 나옵니다.

공군 장군들은 김관진 국방장관이 유지비행 금지령을 풀어주길 바라는 분위기입니다. 그러나 아직 김 장관은 공군 장군들의 유지비행이 금지된 사실조차 모르는 것 같습니다.

■ 글 박성진
■ 블로그 주소 http://mustory.khan.kr
글쓴이는 경향신문 안보전문기자로 ‘박성진의 軍이야기’ 블로그를 통해 국방·군대와 관련된 알려지지 않은 재미난 소식들을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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