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정농단

멈춰선 여당

2016.11.03 22:18

친박 지도부 사퇴 놓고 내홍

오늘 열흘 만에 의총 열기로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중심을 잃고 표류하고 있다. 최악의 국가 리더십 위기에 대처하는 여당의 ‘총의’는 계파 간 정국 해법 이견으로 오리무중이다. 친박계가 장악한 당 지도부는 거센 사퇴 압박에 직면했다. 국회 중심의 위기 극복을 말하면서도 집권여당 내부부터 휘청이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은 3일 친박 지도부 사퇴 여부를 두고 계파 간 줄다리기를 반복했다. 비박계가 주축이 된 ‘최순실 사태 진상규명과 국정 정상화를 위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모임(진정모)’은 이날도 비공개 회동을 갖고 이정현 대표 사퇴를 촉구했다. 비박계 3선 김성태 의원은 교통방송에서 “(측근 세력들이 무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면) 새누리당은 앞으로 그냥 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분당’ 등 여권 재편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비박계의 거센 반발에도 친박 지도부는 ‘사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제게 물러나라고 하는 사람도 있지만 꿋꿋하게 당을 지키고 극복해달라는 의원과 당원도 많다”며 재차 거부 의사를 밝혔다.

내부 갈등이 격화하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총의를 모으는 자리는 실종됐다.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 직전 열리는 의원총회도 열지 않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달 25일 대국민 사과 이후 10일 동안 새누리당이 의총을 연 것은 26일 단 한 번에 불과했다. 비박계의 소집 요구에 뒤늦게 잡힌 4일 의총도 지도부 거취를 둘러싼 논쟁이 주를 이룰 것이란 관측이 많다.

더불어민주당이 ‘비상시국’이라며 매일 의총을 이어가는 것과 대조된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매일 회의를 해도 부족할 판에 당 대응이 너무 늦다”는 비판이 나온다.

여당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야당은 새누리당 책임론을 본격화하고 있다. 민주당 박광온 의원은 국회 본회의 자유발언에서 “새누리당은 현재의 비극을 불러온 핵심 축의 하나”라며 “실패한 정치세력임을 통렬하게 참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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