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쇠약, 내 기준대로 하려는 교만도 원인

2018.03.12 09:34 입력 2018.03.12 09:35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거리를 지나다보니 시청에서 내건 플래카드 글귀 하나가 눈길을 끕니다. ‘유해 동물인 비둘기에게 먹이주기를 금지해주세요’라는 내용입니다. 문득, 비둘기가 언제부터 유해 동물이 되었나라는 의문에 괜한 시비지심이 일어납니다.

올림픽이며 큰 국가적 행사가 있을 때마다, 우리는 비둘기를 하늘로 날려 보내며 평화의 상징이라며 추켜세웠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는 비둘기를 유해동물로 규정해버리고, 사람 사는 곳에서 쫓아내지 못해 안달입니다. 올림픽 한다며 산에 나무들을 무차별로 베어버리는 것도 인간이고, 우리 편하자고 자연을 가장 파괴하는 주범도 바로 인간입니다. 몸에 좋다면 식물이건 동물이건 씨를 말려버리는 것도 인간입니다.

아마 비둘기도 정력에 좋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생각이 또 달라지겠죠. 조물주가 창조해놓은 이 자연을 오직 인간만이 자기 마음대로 재단하면서 이랬다저랬다 합니다. 심지어 하느님 말씀도 내 편한 대로 받아들였다가, 싫으면 또 불신했다가 합니다. 내 원대로 기도했다 들어주면 그대로 따르고, 내 원대로 들어주지 않으면 신을 원망합니다. 우리 안에 존재하는 지독한 교만입니다. 그런데, 인간은 이런 자신의 교만을 합리화해버립니다. 때로는 자연도, 신도 모두 자기 기준에서 섣불리 재단해버립니다.

상대나 세상의 이치는 어떤지 알려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내 생각과 기준에 상대와 세상을 끼워 맞추고 싶어 합니다. 때로는 그 대상이 신의 영역일지라도 말이죠. 이런 교만이 때론 신경쇠약이나 각종 신경성 질환의 원인이 되어 우리 삶과 건강을 위험에 빠뜨립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26화에서는 신경쇠약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그리고 이들이 왜 신경쇠약에 걸리게 됐는지, 각종 검사로는 찾을 수 없었던 원인을 삶의 태도에서 분석해봅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50대 여성 ㄱ씨는 불면증과 식욕저하를 동반한 신경쇠약 증상들을 호소합니다. 대학생 딸이 우울증과 분노조절장애가 있어, 딸 때문에 너무 힘듭니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부모 말 잘 듣고 착했던 아이가 대학 들어와서 돌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ㄱ씨의 내면적 태도에 진짜 원인이 존재했습니다. ㄱ씨는 자기 편한 방식대로만 상황을 편집해버립니다. 상대방은 어떤 기분일지, 상대방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에 대해서 전혀 고려를 하지 않습니다.

일방적으로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상대나 가족에게 전해주려다보니, 딸도 분노조절장애에 이른 상황입니다. 특히 이런 과정에서 종교적 가치까지도 자기 기준대로 편집적으로 받아들입니다. 결국, 자기 기준대로 따라 와주지 않은 딸이나 상대 때문에 늘 노심초사하게 된 것이 신경쇠약으로 이어진 겁니다. 이처럼, 자연의 섭리, 신의 섭리마저 내 좁은 소견에 꿰맞추며, ‘왜 상대는 세상은 내 옳음대로 되지 않는가’라는 교만한 마음이, 우리를 병들게 합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심통부리기 226화에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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