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삶

‘자기’만 들여다보는 자기계발서의 함정

2018.03.16 19:58 입력 2018.03.16 19:59 수정

도대체 내가 뭘 읽은 거지?

송민수 지음 | 들녘 | 335쪽 | 1만5000원

[책과 삶]‘자기’만 들여다보는 자기계발서의 함정

2018년이 시작된 지 어느덧 석 달 반이 지났다. 올해 초 새로운 다짐을 하며 서점에서 자기계발서 한 권을 뽑아 들었거나, 온라인에서 가장 잘 팔리는 자기계발서 한 권을 주문했을지도 모르겠다. 자기계발서는 전 세계적으로도 인기가 많지만, 한국에서 유독 많다. 베스트셀러 4권 중 1권은 자기계발서다. 출판업계에서는 갈수록 독서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그나마 출판사를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이 자기계발서라고 말한다. 수긍할 수밖에 없는 멋진 비유와 자신을 바꿔 성공한 여러 사례가 담긴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나’를 다잡게 된다. 때로는 힘든 마음을 어루만지는 따뜻한 말이 좋고, 때로는 없어져버린 것 같은 자존감을 되찾는 듯하다. 그러나 읽고 나면 허무한 것도 사실이다.

100여권의 자기계발서를 읽은 저자는 자기계발서가 가진 한계와 문제점을 다각도로 분석해 지적한다. <마시멜로 이야기>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 등 유명 책들을 계몽적·초월적·성공담 자기계발서로 분류하고, 각각의 종류에 무슨 함정이 있는지 적나라하게 파헤친다.

우리가 자기계발서 속 주인공이나 인물처럼 성공(?)하기 힘든 이유는 자기계발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자기만 들여다보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넘쳐나는 자기계발서들은 안타깝게도 우리를 ‘자기’의 틀로 가두어 자기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하게 한다”며 ‘자기계발’에 함몰할수록 진정한 자기계발을 가능케 하고 도와주는 ‘우리계발’과 ‘사회계발’은 요원한 문제가 된다”고 말한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서는 자기가 아닌 ‘우리계발’에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충분히 설득력 있다. 다만 책의 구성과 서술 방식이 자기계발서와 비슷한 점은 아이러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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