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어디든 메이플시럽만 뿌리면 캐나다 스타일…와인은 청정자연의 정수”

2018.04.04 21:33 입력 2018.04.12 11:12 수정
정유미 기자·사진 박민규 디지털영상팀장

에릭 월시 캐나다 대사가 추천하는 캐나디안 와인과 메이플시럽 티라미수

캐나다는 3000m급 산들이 웅장하게 솟은 로키 산맥과 나이아가라 폭포, 단풍나무숲 등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다. 월시 주한 캐나다 대사가 캐나다의 자연을 머금은 와인을 직접 가져와 소개하고 있다.

캐나다는 3000m급 산들이 웅장하게 솟은 로키 산맥과 나이아가라 폭포, 단풍나무숲 등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다. 월시 주한 캐나다 대사가 캐나다의 자연을 머금은 와인을 직접 가져와 소개하고 있다.
캐나다는 이민자의 나라다.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모여 산다. 당연히 세계 각국의 음식이 모여든다. 이민자의 나라가 대개 그렇듯이 이민자의 고향 음식이 현지화하는 과정에서 미묘한 변화를 겪게 된다. 토양도, 재료도, 기후도 다르기 때문이다. 캐나다 음식은 천혜의 자연에서 자라난 캐나다 식재료와 이민자들의 요리문화가 접목하는 과정에서 발전해왔다. 따라서 캐나다 음식은 때로는 이탈리아 스타일로, 때로는 중국 스타일로 요리될 수 있지만 캐나다산 재료의 풍미도 느낄 수 있고, 다국적 음식문화가 섞이면서 새로운 맛을 창출해낼 수 있다.

메이플시럽을 넣은 티라미수

메이플시럽을 넣은 티라미수

에릭 월시 주한 캐나다 대사(47)가 소개한 음식은 스테이크, 랍스터 리조토, 메이플시럽 티라미수, 캐나다산 와인이다. 대사를 만난 식당은 이탈리아계 캐나다인 스타 셰프 소르티노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 청담동의 ‘Terra13’이다.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2)“어디든 메이플시럽만 뿌리면 캐나다 스타일…와인은 청정자연의 정수”

“캐나다는 3000m급 산들이 어깨를 맞댄 로키산맥과 광활한 대평원, 단풍나무 숲으로 뒤덮인 구릉지 등 천혜의 자연을 간직한 나라입니다. 캐나다산 와인은 청정 자연의 맛을 음미할 수 있는 최고의 음식이지요.”

우유만 먹고 자란 어린 송아지 스테이크

우유만 먹고 자란 어린 송아지 스테이크

월시 대사는 “캐나다 음식으로 스테이크와 리조토를 추천하는 것은 와인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캐나다는 질 좋은 쇠고기가 많이 나는 곳이다. 와인 하면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먼저 떠올리지만 월시 대사는 “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인기 와인이 캐나다산”이라며 직접 준비해온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잔에 따라주었다. 먼저 캐나다 동부 나이아가라산 케이브 스프링 리즐링 화이트 와인을 한 모금 마셨다. 목넘김이 부드러웠다. 또 다른 잔에 담긴 브리티시컬럼비아 오카나간 밸리에서 생산된 오소유스 레드 와인도 맛보았다. 향이 풍부했다. 와인 잔을 입술에 가져다 댈 때마다 식욕이 당겼다.

“캐나다의 음식문화는 따로 없습니다. 세계 각국의 음식문화가 다양하게 어우러져 있지요.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편안하게 즐기면 됩니다.”

담백하고 고소한 랍스터 리조토

담백하고 고소한 랍스터 리조토

메인 요리는 캐나다산 어린 송아지 스테이크였다. 그릴에 잘 구워진 고기에 옅은 갈색 소스를 얹은 스테이크는 보기에도 먹음직스러웠다. 분홍빛이 살짝 감도는 스테이크는 수준급이었다. 와인과 잘 어울렸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날 셰프는 캐나다산 랍스터를 노량진수산시장에서 사왔다고 했다. 리조토용 쌀은 이탈리아산이다. 한국 쌀과 달리 차지지 않아 약간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고소한 미감이 있다. 셰프는 약간 딱딱한 느낌이 드는 알단테 방식으로 요리했단다. 고춧가루에 레몬주스 등을 넣어 직접 소스를 개발했다는데 매콤했다. 입맛을 돋우기 충분했다.

월시 대사는 “그 지역에서 나오는 신선한 재료를 이용해 세계 최고의 셰프들이 요리를 하는 게 캐나다식”이라며 “점심에는 이탈리아 요리를 먹을 수 있고, 저녁에는 제대로 된 프랑스식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게 캐나다 스타일”이라고 했다.

캐나다에 연수 갔던 때가 떠올랐다. 캐나다는 도시마다 세계 각국의 음식점이 수십개 늘어서 있다. 식재료는 똑같아도 집집마다 전혀 다른 음식을 내놓는다. 스페인, 일본, 중국, 필리핀, 미국인 친구들과 그들 나라 음식을 경험했을 때 진한 맛이란 잊지 못할 추억이다. 식문화도 물론 다르다. 토론토 버스 안에서 한 젊은 청년은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꺼내더니 남들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고 한끼를 해결했다. 지하철에서는 컵라면을 국물까지 후루룩 들이켜는 사람도 있었다. 대학교수가 진지하게 수업을 진행하는데도 학생들은 도시락으로 싸온 샌드위치를 꺼내 먹었다.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2)“어디든 메이플시럽만 뿌리면 캐나다 스타일…와인은 청정자연의 정수”

월시 대사에게 “식사는 때와 장소를 가리는 것이 예의 아니냐”고 물었다. “캐나다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대로 식사합니다. 한국인들은 점심, 저녁을 먹는 시간이 거의 같고 주로 앉아서 먹지요. 캐나다에서는 시간에 구애 없이 서서, 걸어가면서도 먹어요.”

후식은 캐나다가 자랑하는 메이플시럽을 넣은 티라미수였다. 메이플시럽은 단풍나무 수액으로 만든다. 캐나다 국기에도 단풍나무 잎이 그려져 있다. 월시 대사는 “단풍잎을 보면 캐나다 사람들은 고향을 느낀다”고 했다. 초기 이민자들은 메이플시럽을 먹으며 혹독한 겨울을 견뎠다고 했다. 그래서인가. 티라미수 케이크 위에 새긴 캐나다 국기가 인상적이었다. 월시 대사는 “캐나다 사람들에게 메이플시럽은 자연의 선물”이라며 “봄이 되면 단풍나무에서 진액이 나오는데 끓여서 수분을 증발시켜 메이플시럽을 만든다”고 했다. 한국의 고로쇠물과 비슷하다고 해야 할까. 어떤 음식이건 메이플시럽을 뿌리면 캐나다 스타일이 된다.

월시 대사가 손끝으로 입구 쪽 테이블을 가리켰다. “평창 올림픽 때 아이스하키 팀코리아가 저 자리에서 식사를 했다”며 “캐나다는 아이스하키로도 꽤 유명하다”고 했다. 캐나다에는 필드하키, 농구, 축구, 댄스 등을 배울 수 있는 커뮤니티 문화센터가 동네마다 있다. 대부분 아이스링크를 갖추고 있어 겨울에는 퇴근 후 아빠에게 아이스하키와 스케이트를 배우는 아이들이 많다.

대사와 취재팀은 와인 2병을 말끔히 비웠다. 캐나다인들은 와인과 맥주를 즐겨 마시지만 술은 정해진 주류판매점에서만 판다. 토론토의 경우 영업시간도 평일 오후 10시까지이고 일요일에는 문을 닫는다. 술집은 거의 없고 24시간 편의점도 없다. 월시 대사는 “100년 전 술을 국가적으로 금지했기 때문”이라며 “온타리오 등 지역마다 요즘은 술을 파는 장소와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월시 대사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은 “남대문시장에서 파는 잡채만두와 호떡, 떡볶이”라고 했다.

밤하늘의 빛 오로라, 인스타의 ★ 나이아가라

■ 캐나다는 - 대한민국의 100배, 러시아에 이어 세계에서 2번째로 면적이 넓다. 태평양과 대서양, 북극해와 접해 있으며 3000m급 산들이 어깨를 맞댄 로키산맥과 광활한 대평원, 단풍나무 숲 등 자연이 아름다운 나라다. 세계 각국 이민자들의 나라인 만큼 역사와 문화도 다채롭다. 15세기 이후 유럽인들이 들어와 영국 식민지가 되었다가 1867년 동부 4개 주로 이뤄진 캐나다가 탄생했다. 현재는 10개 주와 북부 3개 준주로 구성돼 있다. 인구는 약 3562만명으로 대표적인 다문화국가다.

■ 한국 내 캐나다식당 - 대사관이 추천한 곳은 4곳이다. 서울 강남구 도산대로 90길 13번지 주소지를 딴 ‘Terra13’(02-546-6809)은 이탈리안 캐나다 음식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다. 가장 잘 나가는 트러플크림파스타는 3만5000원, 직접 만든 소시지를 올린 살시체피자는 3만1000원.

‘필리스펍’(02-793-2548)은 서울 해방촌에 있는 버거 전문점. 인기 메뉴는 필리치즈스테이크와 케이준치킨버거. 요일마다 ‘퀴즈 나이트’ ‘윙 나이트’ ‘양고기 나이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연다. 버거 6500~7500원, 샌드위치 5000~6000원.

‘비어오클락’(02-333-9733)은 서울 신촌에 있다. 찍어먹기 좋게 길쭉하게 자른 캐나다식 피자 갈릭핑거(1만3000원), 연유와 마늘파우더로 만든 도네어소스가 유명하다. 매주 화요일 저녁 윙 나이트 이벤트가 펼쳐진다.

‘커넉스’(02-790-7936)는 서울 이태원의 스포츠 바다. 입구에서부터 캐나다 감성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데 농구, 축구, 하키 등 다양한 스포츠 경기도 즐길 수 있다. 캐나다 퀘벡 지방의 감자요리인 푸틴이 인기다. 6500원.

[정유미 기자의 대사와의 만찬](2)“어디든 메이플시럽만 뿌리면 캐나다 스타일…와인은 청정자연의 정수”


■ 명소 - 나이아가라 폭포는 캐나다에서 봐야 멋지다. 웅장하게 솟은 로키산맥과 사이사이 다양한 빛깔의 호수들이 빚어내는 조화가 한 폭의 그림 같다. 원주민 언어로 ‘천둥소리를 내는 물기둥’이라는 뜻을 가진 나이아가라 폭포는 1분에 욕조 100만개를 채울 수 있을 만큼 방대한 수량을 자랑한다. 2017년 캐나다의 멋진 풍광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많이 공유되기도 했다. 캐나다 동부 유럽풍 도시인 퀘벡시티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한국인에게 유명하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성곽으로 둘러싸인 아름다운 도시다. 노스웨스트 준주에 위치한 옐로나이프도 가볼 만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선정한 세계에서 오로라(사진)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곳으로 연 240회 이상 오로라 관측이 가능하다.

■ 캐나다에 가려면 - 한국에서 캐나다 밴쿠버와 토론토까지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직항편을 운항 중이다. 인천에서 밴쿠버까지는 9시간30분, 토론토까지는 12시간45분가량 소요된다. 캐나다는 워낙 땅이 넓어 서부와 동부의 시차가 5시간30분이나 된다. 화폐는 캐나다달러가 기본이다. 4계절이 뚜렷하다. 계절별로 대자연을 품을 수 있고 이색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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