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지키려는 북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도 ‘침묵’

2018.04.05 22:00 입력 2018.04.05 22:05 수정

김정은 위원장 ‘비핵화 의지’…정상회담에 긍정적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침묵을 지키고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반도 정세가 해빙 분위기로 돌아섰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현상이다.

북한은 그동안 한·미 군사훈련을 ‘북침 예행연습’이라며 강력히 비난해왔다.

한·미 군사훈련에 맞춰 탄도미사일 발사 등 군사적 대응조치를 취하고 국가기관과 매체를 통해 한·미를 격렬하게 비난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이 같은 모습은 일절 보이지 않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오히려 한·미 군사훈련이 시작된 지난 1일 평양을 방문한 남측 예술단의 ‘남북 평화협력 기원 공연’을 관람하면서 우호적인 대남 메시지를 보냈다.

북한의 이 같은 태도 변화는 김 위원장이 지난달 정부의 대북특별사절단에 약속한 내용과 일치한다. 당시 김 위원장은 특사단에 비핵화에 나설 뜻이 있음을 밝히면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함께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예년 수준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는 발언을 했다.

정부는 한·미 군사훈련에 대한 북한의 비난 자제가 대화 국면을 위한 현재 기조와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정부 한 당국자는 5일 “한·미가 이번 훈련 기간을 단축하고 미군의 전략자산 전개를 자제하는 등 ‘로키’로 훈련을 진행하는 등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김 위원장이 한·미에 약속한 것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한·미 군사훈련에 대해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지는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제안에 대한 김 위원장의 진정성을 확인하기 위한 첫 번째 시험대로 간주돼왔다. 김 위원장이 한·미와 북한 간의 최대 현안이었던 연합군사훈련 문제를 수용하는 결단을 내리고 실제로 이 같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인 것은 비핵화 대화와 핵·미사일 실험 중단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도 신뢰감을 줄 수 있다. 또 앞으로 이어질 남북정상회담과 북·미대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의 분위기라면 북한은 오는 15일 ‘태양절’에도 예년과 같은 대규모 열병식이나 신무기 공개 등 자극적 행동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은 27일로 예정된 남북정상회담 준비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태양절 행사와 관련된 특이 사항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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