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취재기자 피격 사망…팔레스타인 시위 격화될 조짐

2018.04.08 22:09 입력 2018.04.08 22:10 수정

이스라엘 ‘과잉 진압’ 논란

기자회 “의도적인 총격”

장례식에 조문객 수백명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엄수된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의 장례식에서 조문객과 동료 기자들이 무르타자의 시신을 만지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가자 |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에서 지난 7일(현지시간) 엄수된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의 장례식에서 조문객과 동료 기자들이 무르타자의 시신을 만지며 애도를 표하고 있다. 가자 | AFP연합뉴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시위 현장을 취재하던 기자가 지난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의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기자가 당시 ‘프레스’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입고 있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스라엘군이 과잉 진압을 했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언론인 야세르 무르타자(30)는 이날 가자지구 남부 보안장벽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시위대와 이스라엘군 간 유혈충돌을 취재하던 도중 옆구리에 총격을 당했다. 보안장벽에서 100m 떨어진 곳에서 프레스라고 적힌 방탄조끼를 입은 상태였다.

당시 팔레스타인 시위대는 이스라엘군의 조준 사격을 방해하기 위해 타이어를 태워 검은 연기를 피우고 있었다. 무르타자의 동료인 샤디 알 아사르는 그가 ‘더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검은 연기 속으로 들어갔다고 영국 가디언에 전했다. 무르타자는 피격 직후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다음날 새벽 결국 숨을 거뒀다.

비무장 상태의 언론인까지 총격을 당하면서 이스라엘군은 ‘과잉 대응’ 논란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경없는기자회는 7일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이 기자들을 향해 의도적인 총격을 가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이스라엘군은 “고의 발포는 아니었다”며 “자세한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 무르타자 외에도 5명의 기자가 이스라엘군의 총격을 받아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시위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에 의해 조직된 “테러 행위”라고 규정하며, 이와 연루된 이들에게만 포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팔레스타인 시위는 무르타자의 사망을 계기로 더욱 격화될 조짐이다. 7일 열린 무르타자의 장례식에는 조문객 수백명의 발길이 이어졌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나크바 70주년(이스라엘 건국으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추방된 날)을 맞아 가자지구 국경 장벽 인근으로 행진하는 ‘위대한 귀환 행진’을 벌이고 있다. 행진 첫날이던 지난달 30일 17명이 사망한 데 이어, 지난 6일에도 대규모 충돌이 발생해 9명이 사망하고 491명이 다쳤다. 지난 10일간 이스라엘군의 발포로 숨진 사망자는 총 31명에 달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은 나크바 당일인 5월15일까지 행진을 이어간다는 방침이어서 추가 충돌 우려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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