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데미안 - 헤르만 헤세

2018.04.08 23:07 입력 2018.04.08 23:08 수정
김판석 | 인사혁신처장

알을 깨고 나온 새처럼

[김판석의 내 인생의 책]①데미안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가 마흔살쯤 익명으로 내놓은 <데미안>의 부제는 ‘에밀 싱클레어의 젊은 시절 이야기’다. 1919년 출간된 이 책은 방황하던 주인공 에밀 싱클레어가 막스 데미안을 만나 자아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데미안>은 나를 비롯한 전 세계 수많은 청소년들과 문단에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이다. 청소년기 누구나 겪었을 성장통을 담은 이 책을 청년실업 등으로 고민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모범적인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자란 싱클레어는 라틴어학교에 입학한 후 서로 다른 두 세계를 접하며 갈등을 겪게 된다. 내가 이 책을 처음 접한 것도 이래저래 흔들리던 학창 시절이었다. 동병상련이었을까, 단숨에 책을 읽어 내려갔다. 물론 약한 싱클레어를 괴롭히는 프란츠 크로머와 같은 불편한 인물은 내게도 있었다. 싱클레어가 만난 데미안처럼 멘토가 돼준 친구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애굽의 노예로 끌려가 총리가 된 요셉의 얘기를 들려준 선배, 늘 단정한 옷을 입고 다니며 학습에 은근히 경쟁심을 자극해준 친구가 있어 길을 잃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들 모두가 나에게는 ‘데미안’이었던 셈이다.

인사정책을 담당하는 기관장으로서, 우수한 인재의 기준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된다. 분명 시험성적만은 아닐 것이다. 젊은 시절 싱클레어처럼 방황하고 고뇌하며 치열한 자아성찰을 경험해야 세상과도 소통할 수 있다.

데미안이 싱클레어의 책에 꽂아준 쪽지에는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알을 깨고 나온 새는 새로운 세계의 주역이 될 것이다. 사람들에게 즐겨 인용되는 이 문구가 이 시대 청년에게 힘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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