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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울증, ‘나는 못났다’는 열등감이 원인

2018.04.09 10:09 입력 2018.04.16 08:52 수정

우리는 남이나 세상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 대해서도 평가를 합니다. 그를 통해 ‘자아상’을 갖게 됩니다. 한마디로 ‘나는 잘났다’, ‘나는 못났다’라는 이미지죠.

그런데, ‘나는 못났다’라는 일종의 열등감이 몸과 마음을 심각하게 병들게 하고, 결국은 삶 전체가 휘둘리는 원인이 될 때가 참 많습니다. 우울증이나 불안장애는 물론이고, 쇼핑중독, 성형중독, 폭식증도 그 본질을 들여다보면 이 문제와 맞닿아 있습니다. ‘나는 못났다’는 뿌리 깊은 전제 때문에, 남들의 인정을 갈구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병들입니다.

게임중독이나, 거짓말이 일상이 된 허언증이나 망상증, 조울증 같은 병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쇼핑중독은 꼭 필요한 물건을 사는 게 아닙니다. 명품 집착 역시도 남들 시선 의식이 본질입니다. 그 이면에는 내가 잘나보여야 한다는 불안과 조바심입니다. 비싼 명품으로 치장하지 못하면, 남들이 나를 무시할거라 불안한 겁니다. 그 이면에는 결국 내가 나 자신을 못났다고 먼저 규정한 자아상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물건이나 다양한 외적인 것을 통해서 상쇄시키고, 다른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으려는 무의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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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중독 역시도 마찬가집니다. 멀쩡한 내 얼굴이 못났다고 생각되고, 남들이 나를 못나게 볼까봐 두려워서 자꾸 성형을 합니다. 게임중독은 어떨까요? 내가 현실의 나를 너무 못 났다고 먼저 판단해버린 겁니다. 그런데, 사이버공간으로 들어가면 그곳에서는 왕도 되고 대장도 되어 남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다고 여깁니다. 못난 현실의 나를 버리고, 가상의 나를 진짜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은 겁니다.

과장되게 거짓말을 하는 허언증이나 망상증 역시 마찬가집니다. 내 모습이 못났다고 먼저 규정해버린 겁니다. 그러면 한없이 우울해졌다가, 이런 내가 싫으니 현실을 벗어나서라도 단박에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폭발됩니다. 대표적인 게 바로 조울증입니다.

저마다 조금씩 다른 형태로 병이 나타나지만, 그 본질에는 내가 나 자신을 못났다라고 규정한데서 첫 단추가 꿰어지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진짜 잘나고 못나고가 아니라, 환자 자신이 못났다고 지레짐작으로 단정하는 겁니다. 하지만, 도덕경에서 노자는 “아름답고 추함이라는 것은 원래 아름답고 추한 존재가 따로 있어서가 아니라, 내가 그것을 자꾸 구분하면서 생겨난 것뿐”이라고 말했습니다. 내 능력과 외모가 잘나고 못났다의 기준이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열등감 역시 태어나면서 결정된 걸까요?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30화에서는 조울증으로 망상증까지 보이는 한 대학생과 30대 남성의 사례를 통해 부정적인 자아상이 한 개인의 삶 전체를 어떻게 병들게 만드는지를 살펴봅니다. 그리고 이를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심통부리기 230화에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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