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식 변수’로 뒤덮이는 4월 정국…‘방어’ 진땀 빼는 여권

2018.04.09 22:38

한국당 “여성 인턴이 출장 수행…이후 고속승진” 새 의혹

야 3당 “임명 철회하라” 총공세에 정의당도 부정적 논평

김 원장 “해당 비서 정책업무 보좌…다른 인턴도 비서 승진”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사무실로 출근하며 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사무실로 출근하며 의원 시절 ‘외유성 출장’ 의혹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52)이 정국의 돌출변수가 됐다. 남북정상회담, 개헌, 6·13 지방선거 등 굵직한 이슈를 마주한 4월 봄 정치권이 김 원장의 해외 출장 논란으로 뒤덮이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 등 모든 야당이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청와대와 여당이 “해임에 이를 정도는 아니다”라며 방어하고, 당사자인 김 원장이 2차 해명에 나섰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하루빨리 임명 철회를 하고, 김 원장이 검찰 수사를 받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원장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예산으로 2015년 5월 미국·유럽을 방문했을 때 수행한 여비서를 두고 “9급 정책비서가 아닌 인턴 신분이었다”고 밝혔다. ‘동행 여비서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및 산하 연구기관을 총괄 담당하는 정책비서였다’는 김 원장 전날 해명이 거짓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또 “이 인턴은 ‘황제외유’ 수행 이후 9급 비서로 국회 사무처에 등록됐고, 6개월 만인 2016년 2월 7급 비서로 승진했다”고 주장했다. 국회 직원이 9급에서 7급으로 승진하는 데 통상 3~4년이 걸리는 관행을 감안하면 이례적 고속승진이라는 것이다.

한국당은 의원총회에서 “갑질 황제외유 김기식을 즉각 구속하라” “여인턴 동반 황제외유, 온 국민이 분노한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랜만에 호재를 만났다고 판단하는 한국당은 김 원장 논란을 최대치로 끌어올리겠다는 분위기다. 한국당은 김 원장을 둘러싼 추가 제보를 받아 검증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는 “김 원장은 의원 시절 피감기관과 민간은행의 돈으로 외유를 다녀온 부패한 인사”라며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같은 당 권은희 의원은 고위공직자가 임용이나 취임 전 3년 이내 민간부문 업무활동에 대한 명세서 공개를 의무화하는 이른바 ‘김기식방지법’(부정청탁금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범진보로 분류되는 민주평화당 조배숙 대표는 “적폐의 전형”이라고 했고, 정의당도 “날선 개혁의 칼을 들어야 하는 입장에서 뚜렷이 드러나는 흠결을 안고 제대로 직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추혜선 수석대변인)이라고 밝혔다.

여권 방어 수위도 높아졌다.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조국 민정수석이 확인한 결과, 의혹이 제기된 해외 출장 건은 모두 공적인 목적으로 이뤄진 것이며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국민 눈높이 지적은 받아들이나 해임할 정도로 심각하진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김 원장의 미국·유럽 출장을 ‘KIEP의 실패한 로비’라고 쓴 조선일보 보도에 “제가 한 얘기로 신문 1면 톱을 썼다는데 ‘기사 쓸 게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발끈했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김 원장은 평소 소신이 있고 깐깐한 원칙주의자다. 혜택은커녕 불이익을 줬는데 어떻게 로비라고 부르냐”며 “무리한 정치공세를 이어가면 묵과하지 않겠다”고 했다. 여론전에서 밀릴 경우 김 원장을 방어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자칫 김 원장이 도덕성 문제로 사퇴하게 되면 문재인 정부가 타격을 받는 것은 물론 지방선거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점수 올리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없고 나머지는 까먹고 있다”(민주당 관계자)는 불안감도 엿보인다.

김 원장은 자료를 내고 “해당 비서는 행정업무 보조가 아닌 정책업무 보좌를 담당했다”며 “결원이 생길 때마다 주로 내부 승진을 시켰고, 해당 비서만 아니라 다른 인턴도 비서로 승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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