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박이’ 화학무기 사태…지금은 러 지원 아사드 ‘승기’

2018.04.10 22:35 입력 2018.04.10 22:36 수정

시리아 화학무기 사태가 다시 불거지면서 시리아 내전이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현재 상황은 1년 전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국제사회가 움직이고 러시아가 반발하는 흐름과 닮았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 상황은 1년 전과 판이하다. 7년을 끌어온 내전이 러시아가 지원하는 시리아 정부로 승기가 기울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4월 시리아 홈스주의 샤이라트 공군 비행장에 폭격을 지시했다. 시리아 정부가 이들리브주 칸셰이쿤에 사린가스를 살포해 어린이 등 최대 100명이 희생된 지 사흘 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 고립주의를 내세우며 중동 전쟁 개입에 거리를 두고 있던 상황이어서 ‘깜짝 공습’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국제사회가 움직이는 양상도 비슷했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1년 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해 시리아 사태를 진상 조사하자는 결의안 채택을 요구했지만,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부결됐다. 러시아는 미국의 공습을 “제2의 이라크전”에 빗대며 강하게 비판했다.

당시 외신들은 미국의 공습으로 시리아 내전의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을 끌어내리는 ‘레짐 체인지’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미국의 대응은 화학무기 사용에 대한 경고 조치에 그쳤다. 지상군 투입은 없었고, 시리아 내전 개입 범위는 오히려 줄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해 7월 트럼프 대통령이 반군을 상대로 한 중앙정보국(CIA)의 비밀 무기 지원 프로그램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시리아 내전의 저울추는 1년 전에 비해 아사드 정권으로 확연히 기울었다. 정부군은 반군의 마지막 거점이던 동(東)구타 대부분 지역을 탈환했고, 미국은 이슬람국가(IS)를 사실상 격퇴했다며 수개월 내 시리아 철수를 발표했다. 로버트 포드 전 시리아 주재 미국대사는 뉴욕타임스에 “미국이 이란·러시아를 상대로 내놓을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말뿐”이라며 “양측 모두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는 원치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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