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토마호크 탑재 구축함 배치…러 ‘발끈’

2018.04.10 22:36 입력 2018.04.11 00:42 수정

‘시리아 갈등’ 일촉즉발

미 “러, 부끄러운 것 몰라” 러는 “직접 진상규명 하라”

유엔 안보리서도 정면충돌

<b>설전</b>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왼쪽 사진)와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본부 | AP연합뉴스

설전 바실리 네벤자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왼쪽 사진)와 니키 헤일리 미국 대사(오른쪽)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유엔본부 | AP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시리아 정부군에 대한 군사공격을 강력 시사하면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일촉즉발 위기로 치닫고 있다.

미군의 시리아에 대한 군사적 응징은 위협이 아니라 현실로 받아들여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떤 대응방안도 배제하지 않겠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과도 대응방안을 협의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러시아·이란 등에 매우 강경하며 시리아에서의 군사작전을 주장하는 ‘슈퍼 매파’ 볼턴이 안보보좌관으로서 처음 임무를 시작한 날이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도 국방부 별도 발언을 통해 시리아가 2013년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와 모든 화학무기를 폐기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도록 관리하는 데 러시아가 실패했다고 비난했다.

미군은 공격명령 수행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언론들은 이날 토마호크 미사일이 장착된 해군 구축함 ‘USS 도널드 쿡’이 키프로스에서 기항통지를 마친 뒤 지중해 동부를 항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토마호크는 1년 전 미군이 시리아 정부군의 사린가스 공격에 대한 응징으로 공군기지를 공습할 때 사용했던 무기다.

미국과 러시아는 이날 소집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설전을 벌였다. 니키 헤일리 미국 유엔대사는 “러시아는 아이들을 화학무기로 죽이는 괴물 같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돕고 있다”고 비난했다. 화학무기로 의심되는 공격으로 숨진 아이들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러시아는 이 사진을 보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와 러시아의 행태가 용인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면서 유엔이 지지하지 않더라도 미국 홀로 군사작전을 포함한 모든 응징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의 만장일치 표결이 필요한 결정에 러시아가 반대할 것을 예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바실리 네벤자 유엔대사는 “(미국이) 냉전시대에도 받아들이기 힘든 수준으로 러시아를 위협함으로써 고의적으로 국제적인 긴장 상태에 불을 지피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 러시아 지원 여부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네벤자 대사는 미국을 비롯해 OPCW 등이 직접 시리아에 들어가서 진상을 규명하라고 말했다.

시리아 바샤르 알자파리 유엔대사는 회의에서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며 “시리아 정부는 언제든 OPCW 조사단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날 타이푸르 공군기지 공습은 이스라엘 소행이라며 비난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은 일관되게 시리아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지지하고 국제 관계에서 걸핏하면 무력을 사용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앞서 지난해 10월 OPCW의 활동기간 연장을 묻는 유엔 표결에서 기권했다.

이란은 9일 외교부 성명에서 “화학무기 공격의 피해국으로서 어느 지역에서 누가 사용했느냐와 관계 없이 화학무기 사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군은 유엔 등과 함께 화학무기 제조시설을 해체하고 있다며 화학무기 공격을 했을 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러시아는 동맹국들을 끌어들이며 공동전선을 구축하려 한다. AP통신은 미 정부 관리 말을 인용해 영국, 프랑스 등이 미군의 군사적 응징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그동안 생화학무기가 발견될 경우 공습하겠다고 공언한 프랑스가 가장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통화했다.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 의혹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보이지만 크렘린궁은 자세한 내용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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