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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절대평가 땐 변별력 떨어져 ‘대학별 고사’ 부각될 것”

2018.04.11 21:52 입력 2018.04.11 21:56 수정

전문가가 본 대입 개편안

<b>무거운 발걸음</b> 11일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진행된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복도를 걸어 교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무거운 발걸음 11일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진행된 서울 여의도고등학교에서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복도를 걸어 교실로 가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11일 국가교육회의에 보낸 대입 개편안은 여러 방식들을 결합해 다양한 모델이 나올 수 있게 한 수준이어서, 2022학년도 입시를 치를 현재의 중3 학생들로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8월 최종안이 나올 때까지 지켜볼 수밖에 없지만 이번에 제시된 모델들을 통해 향후 전략을 가늠해볼 수는 있다.

절대평가가 전면적으로 확대되면 결국 수능은 ‘자격고사’ 성격으로 바뀌게 된다. 대학들은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진다고 볼 것이기에 대학별 고사가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각 대학들이 수능을 보완해 변별력을 높일 장치를 마련하려 할 것이고, 대학별 고사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이 더 무거워질 수 있다”고 봤다. 현재 교육부 시안에서는 수능 전 과목을 등급제 절대평가로 할 경우 동점자들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경우 원점수를 제공하는 것으로 돼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절대평가안, 일부 상대평가안에 ‘수능 원점수 공개’까지 시나리오가 더 복잡해졌다”면서 “원점수가 주어진다면 수능 변별력이 커지기 때문에 대학들이 복잡한 수시전형보다 정시전형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목별로 25문항씩 ‘동일 배점’을 하면 탐구영역은 선택과목 난이도가 다른 탓에 과목 간 유불리가 커진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동점자가 많은 상위권의 경우 등급보다는 원점수에 의해 판가름 날 것”으로 봤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어떻게 개편되든 대부분의 지방 대학들은 학생부교과전형, 서울 소재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 더 많은 인원을 뽑을 것”이라며 “고1 때부터 미리 진로를 선택해 거기에 맞춰 학교 활동을 많이 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대학별 고사 중에서 논술고사가 폐지되면 면접구술이 중요한 전형요소가 될 것이라고도 지적했다.

수시와 정시를 통합하면 고교 3학년 2학기 ‘교실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현재는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으로 수시 전체의 80% 정도가 선발된다. 임성호 대표는 “2학기 내신까지 반영하면 수업은 정상화되겠지만 한 학기 내신 부담이 더 생기는 것”이라며 “수시·정시가 통합되고 전형기간이 단축되면 서울 일부 대학의 경쟁률은 더 올라가고 다른 대학들은 경쟁률이 오히려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만기 소장도 “모든 대입전형을 수능이 끝난 후 시작하기 때문에 학사 일정의 파행이나 9월 수시지원 부담은 줄겠지만 대학별 고사 일정이 겹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대학 선택권이 제약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형 ‘기간’에만 초점을 맞추고 전형의 다양성은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병진 소장은 “수시전형은 획일화와 절대적 기준에 의한 줄세우기를 벗어나 인재 선발 방식을 다양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대학 입시를 단순화하자는 주장만 할 게 아니라 다양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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