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경세유표 | 정약용

2018.04.11 22:07 입력 2018.04.11 22:10 수정
김판석 인사혁신처장

200년 전 다산의 공직인사 교훈

[김판석의 내 인생의 책] ④ 경세유표 | 정약용

다산 정약용 선생은 정조의 총애를 받으며 사간원·사헌부·홍문관 등 요직을 거쳤다. 그러나 정조가 세상을 떠나고 신유박해가 일어나자 전남 강진에 유배되는 처지에 이르러 18년의 귀양살이를 했다. <경세유표>는 그가 유배 중이던 1817년에 저술한 것이다.

‘경세(經世)’는 세상을 다스린다는 뜻이고, ‘유표(遺表)’는 유언으로 임금에게 올리는 건의서라는 의미이다.

이 책은 총 44권 15책의 방대한 저술이라 한글 번역서도 3권이나 된다. 실학의 집대성자로서 토지제도 개혁, 관료제 효율화, 과학기술 개발 등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개혁 원리와 방안을 제시한 국가개혁론이다. 2017년은 <경세유표> 저술 200주년이 되는 해였다.

200년이 흘렀음에도 다산의 사상은 시공을 넘어 많은 교훈을 준다. 다산의 국가개혁 방안 중에서 공직인사와 관련된 내용 일부를 소개한다.

첫째, 공평무사한 인사를 강조했다. 다산은 중인기술직을 우대하고 서얼 출신을 승진에서 차별하지 말 것을 주장했는데, 요즘으로 치면 ‘배경 블라인드 채용’인 셈이다. 둘째, 적재적소·능력중심 인사다. 관료 선발 시 관직 수행에 필요한 자질을 갖춘 인재를 선발하기 위해 고시과목도 개편할 것을 주장했다. 셋째, 성과기반 인사운영을 강조했다. 다산은 관료에 대한 엄격한 고과평가와 상벌이 요순시대를 황금기로 이끌었다며, 공직자들의 고과평가를 제대로 해 출척(성과에 따른 징계와 보상)을 단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산은 유배라는 시련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경세유표> <목민심서> <흠흠신서> 등의 1표2서를 포함하여 500여권의 방대한 저서를 남겼다. 다산의 저작들이 다양한 외국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소개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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