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한국, 스웨덴과 다른점은…“법은 있지만…실제로 사용 못하는 문화 바꿔야”

2018.04.12 06:00 입력 2018.04.12 06:01 수정

스톡홀름대 교수 뉘베리

있는 제도 활용 여부의 차이

육아휴직 모두 쓸 수 있어야

아니타 뉘베리 스톡홀름 대학교 명예교수는 육아 공보육 확대와 노동시간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니타 뉘베리 스톡홀름 대학교 명예교수는 육아 공보육 확대와 노동시간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도 성평등이나 가족친화 정책과 관련 법은 어느 나라 못지않지만, 실제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제도들을 사용할 수 있도록 문화가 바뀌는 게 중요해요.”

아니타 뉘베리 스톡홀름 대학교 명예교수는 “있는 제도가 실제 사용되고 지켜지고 있느냐가 한국과 스웨덴의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육아휴직만 해도 스웨덴에선 사용하지 않는다면 놀랄 만한 일이지만, 한국은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들조차 잘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뉘베리 교수는 스웨덴에서 30여년간 성평등과 보육정책, 노동시간 등을 연구한 정책전문가로 한국 학술대회 등에도 4~5번 초청받아 방한한 적이 있다. 그는 “한국과 일본,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은 출산율이 매우 낮고 여성 경제활동참가율도 낮다. 가족이 매우 중요한 나라인데 아이는 낳지 않는다. 반면 스웨덴에선 가족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데 아이는 많이 낳는다”며 흥미롭지 않냐고 물었다. 스웨덴에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데 따르는 여성들의 불이익을 줄이고, 사회 전체적으로 육아친화적인 문화를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최근 자녀 3명을 갖는 집이 많아지는 것 같다고 하자 “1980년대 후반엔 2명이 일반적이었고, 1990년대 경제위기가 오며 출산율이 내려갔다. 경기가 좋아지자 다시 올라갔다”며 설명을 이어갔다. 그는 “출산율은 노동시장과 큰 연관이 있지만 분명한 건 육아환경이 갖춰지지 않으면 경제상황이 좋아져도 아이를 낳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한국 상황에서 어떤 걸 시급히 바꿔야 하는지 묻자 명쾌하게 답했다. 사회가 출산과 양육에 허용적으로 바뀌어 남녀 모두 육아휴직을 갈 수 있어야 하고, 공보육 확대와 긴 노동시간 해결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뉘베리 교수는 “집단적인 힘을 모아야 한다. 사회 전체가 시각을 바꾸도록 하는 일종의 ‘미투 캠페인’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노사 간 원하는 것들을 얘기하고 얻어낼 수 있도록 노조의 힘이 강해져야 한다고도 했다.

뉘베리 교수는 “스웨덴에서도 아빠가 휴직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이 ‘규범’으로 자리 잡기까지 오래 걸렸다. 포기하지 말고 장기전으로 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아버지들의 육아 참여가 중요한 만큼 모든 면에서 평등을 위해 여성들도 함께 일하고 경제권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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