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한국, 스웨덴과 다른점은…“육아 모르는 중년 남성 정치인이 입법·제도 담당”

2018.04.12 06:00 입력 2018.04.12 06:01 수정

‘스웨덴 패러독스’ 저자 사토

스웨덴 젊은 남녀 정치인 많아

복지와 인구수는 관계가 없다

성평등의 경제적 효과를 연구하고 있는 요시히로 사토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성평등의 경제적 효과를 연구하고 있는 요시히로 사토는 여성의 정치참여를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집안과 직장에서 성평등 문화를 확산하고 보육·교육비 등 아이 키우는 데 돈이 많이 드는 구조가 풀리지 않으면 한국도 일본도 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겁니다.”

2009년 세금을 많이 내는 고복지 사회이면서도 생산성이 높고 고성장을 거듭하는 스웨덴 사회의 이면을 분석한 책 <스웨덴 패러독스>를 쓴 일본인 사토 요시히로는 한·일 저출산의 이유를 이렇게 짚었다.

노동경제학을 전공한 사토는 실업률 대처와 생산성이 관심사였는데, 스웨덴에 18년째 살면서 성평등과 저출산 문제에까지 관심이 확대됐다고 했다. 최근 아들이 태어나 육아휴직 중이며, 성평등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사토는 “1960년대만 해도 스웨덴과 일본의 남녀 노동시장 참여율은 비슷했는데, 지금은 차이가 엄청나다. 1970년대 스웨덴 사회의 대전환이 아주 흥미로운데, 육아휴직제도와 공보육 확대, 부부 분리과세 등 3가지 정책이 아주 중요했다”고 꼽았다.

여성들이 일하는 것이 실질적인 이익이 되도록 한 ‘부부 분리과세’와 남녀 모두 육아와 가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한 장치들을 통해 직장과 가정 모두에서 평등한 문화를 이뤘다는 것이다.

스웨덴에서도 남성들의 반발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적극적인 캠페인과 사회적 토론 과정에서 전통적 남성성을 고수하는 남자들은 ‘구시대 남성’으로 찍히며 차차 육아와 가정생활도 직장생활만큼 가치있는 일이라는 가치관의 전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한·일 저출산 대책의 가장 큰 걸림돌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사토는 잠깐의 망설임도 없이 “아무것도 이해 못하는 중년 남성 정치인들이 입법과 정책을 담당한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가부장적 문화 속에서 전혀 육아를 담당하지 않고 살아온 그들은 현 정책들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전혀 못 느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스웨덴엔 젊은 남녀 정치인들이 많고, 새 정책들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 부럽다”고 했다.

일각에선 인구가 적고 땅이 넓은 스웨덴 모델을 한국에 적용하기 힘들 것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하자, 사토는 “복지와 인구수가 무슨 관계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일본에서도 비슷한 논쟁이 있었다면서, 인구가 많으면 세금을 더 많이 걷을 수 있고, 사회적 합의와 효율적 분배과정을 거쳐 사회의 효율은높아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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