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4주기

① 이상한 해경 대처, 왜 안 구했나 ② 외력설 제기되는데, 침몰 원인은

2018.04.13 16:58 입력 2018.04.13 21:15 수정

2기 특조위가 밝혀야 할 2가지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선체 유류품·유실물 조사 및 미수습자 수습 소위원회 제9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3일 오후 서울 중구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 서울사무소에서 선체 유류품·유실물 조사 및 미수습자 수습 소위원회 제9차 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가습기 살균제 사건과 4·16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가 공식 출범했다. 이 특조위는 2016년 6월 강제 해산된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넘겨받아 ‘2기 특조위’라고도 불린다. 세월호 참사 4주기를 앞두고 2기 특조위에서 규명해야 할 우선 과제를 정리했다.

■ 구조 손놓은 이유

세월호는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49분 진도 앞바다에서 급변침하며 침몰하기 시작했다. 8시52분 세월호에 탄 단원고 2학년 최덕하군이 전남119상황실에 첫 구조 요청을 했다. 신고는 빨랐지만 구조본부의 대응은 느렸다. 해경의 보고가 지연되는 사이 안전행정부와 청와대 등은 9시19분 언론 보도를 통해 처음 사고를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경의 이해할 수 없는 대처는 현장에서도 이어졌다. 9시25분 서해해경청 소속 헬기 511호와 해경 123정이 잇따라 도착했다. 하지만 출동한 해경은 세월호와 교신조차 하지 않았다. 승객들에게 퇴선 명령도 하지 않았다. 123정은 10시13분 이준석 선장과 선원들을 태운 채 현장을 떠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세월호 첫 보고를 받은 시간은 오전 10시22분, 10시17분에 108도로 기울어진 세월호는 이미 ‘구조 골든타임’을 한참 넘기고 있었다.

세월호 1기 특조위는 2016년 2월 당시 해경청장과 서해지방해경청장 등에 대한 특검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참사 책임이 큰 해경 지휘라인 수사 및 처벌이 미흡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형사처벌을 받은 해경은 당시 123정장이 유일하다. 하지만 특검안은 당시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고, 19대 국회 임기 종료와 함께 자동 폐기됐다.

정성욱 세월호가족협의회 선체인양분과장은 “사고 직후 아이들을 구할 수 있었음에도 구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며 “2기 특조위에서는 구조 책임자들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 세월호 침몰의 진실

세월호 침몰 원인에 대해 검찰은 불법 증·개축과 화물 과적으로 복원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조타수의 조타 실수가 겹치며 배가 균형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이는 최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가 네덜란드 해양연구소 마린에서 실시한 실험과 2014년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의 실험 결과가 공개되면서 의문이 제기됐다. 두 기관 모두 세월호를 축소한 모형 배를 이용해 실험을 했는데, 참사 당시 세월호 선박자동식별장치(AIS) 항적이 보여주는 급격한 회전과 빠른 침몰은 나타나지 않았다. 세월호 선체 자체의 문제만으로는 침몰 당시 세월호의 급선회를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선조위는 13일 세월호 침몰 원인으로 외부에서 찾는 ‘외력설’을 처음으로 공식 제기했다. 선조위는 이날 열린 소위원회에서 자체 조사와 외부 용역 결과를 토대로 세월호 좌현 ‘핀 안정기’(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가 외력에 의해 손상됐을 수 있다고 밝히고 추가 조사를 의결했다. 최대 25도까지 회전하는 핀 안정기는 작동각을 넘어 50.9도까지 움직여 비틀린 상태로 수거됐고, 핀축 내외부에서 외력에 의해 발생 가능한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세월호 화물칸 차량 블랙박스 화면에서 보이는 차량의 움직임도 1G(9.8m/s²)에 해당하는 가속도 충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인 배의 선회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속도(0.02G)보다 50배나 크다. 선조위 조사관은 ‘외력’의 정체에 대해 “핀 안정기와 충돌하려면 세월호보다 빨라야 한다”며 “가장 확률이 높은 건 잠수함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력설도 여전히 하나의 가설일 뿐이다. 세월호를 침몰시킬 정도의 외력(충돌)이 발생했다면 상당한 선체 손상이 수반돼야 하는데, 인양된 세월호 선체에서 그런 흔적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다. 김창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장은 “선조위에서 채 밝히지 못한 부분은 2기 특조위에서 이어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선조위 활동기한은 다음달 6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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