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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임무 완수했다”지만…오락가락 해법에 긴장 여전

2018.04.15 22:50 입력 2018.04.16 14:24 수정

아사드 규탄하면서도 화학무기 시설로만 제한적 공격

“행동하는 지도자 이미지 보여주려 공습 재개” 분석도

러·이란과 전면전 피하기…“지원 세력들에 제동걸 것”

트럼프 “임무 완수했다”지만…오락가락 해법에 긴장 여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 화학무기 관련 시설 공습 후 14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공습은 완벽하게 실행됐다”면서 “이보다 더 좋은 결과는 없다. 임무 완수”라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화자찬했지만 오락가락 대외정책으로 시리아 내전 해결보다는 역내 긴장감만 높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혼란 키운 트럼프 대외정책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을 극악무도한 지도자로 규탄하면서도 공격 대상은 화학무기 시설로 제한했다. 공습 전 “큰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한 것에 비하면 공격 수위는 높지 않았다. 전날 공습도 화학무기 관련 시설 전부를 폭격한 것은 아니다. 아사드 정권은 여전히 화학무기 생산이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정권교체도 언급하지 않았다. 트럼프는 공습 직후 연설에서 “우리 행동의 목적은 화학무기 생산 및 사용에 대한 강력한 억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라고만 밝혔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금으로서는 추가적인 공습 계획이 없다”고 일회성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임무 완수” 표현을 두고 어떤 임무를 완수했다는 것이냐는 지적이 잇따랐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미국의 이라크 침공 6주 만인 2003년 5월1일 항공모함에 올라 '임무 완수'라고 쓰인 플래카드 밑에서 이라크에서 주요 전투작전이 종료됐다고 선언한 것을 연상케 한다. CNN 등 미국 언론들은 부시의 섣부른 조기철군 결정으로 인한 글로벌 테러리즘 부상을 비꼬면서 자신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풀이했다. 트럼프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에 대해 위협만 했을 뿐 실제 군사행동을 보여주지 않아 아사드 정권이 계속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빌미를 줬다고 비판하곤 했다. 트럼프가 ‘행동하는’ 지도자 이미지를 강화하고 ‘강한’ 미국을 보여주기 위해 1년 만에 공습을 재개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애초에 양립할 수 없는 모순된 목표를 제시해 혼란만 초래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트럼프는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은 계속 저지해나가겠다면서 수개월 내 시리아 주둔 미군 철수 계획은 굽히지 않았다.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생산 및 사용을 근본적으로 막으려면 지상군 투입이 요구된다.

하지만 미국은 이슬람국가(IS)에 싸우는 시리아민주군(SDF)을 무장시키고 훈련을 돕는 병력 2000명 정도만 시리아에 주둔시키고 있다. 이마저도 IS 격퇴전이 마무리되는 대로 즉각 철수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번 공습을 통한 아사드 정권에 대한 압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트럼프 정부의 장기적 중동 전략 부재도 도마에 올랐다. 공습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시리아 정부군의 화학무기 사용은 막겠다면서도 구체적 방법은 언급하지 않았다. 군사적인 대응 외에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이란 등에 대한 경제적·외교적 압박 등 추가적인 방편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트럼프가 러시아의 대선개입 연루 의혹, 포르노 배우와의 성추문 등 각종 스캔들로 궁지에 몰리자 시리아 공습 카드를 꺼내들었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 공습 이후의 시리아

트럼프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이 계속해서 화학무기를 사용하지 않는 한 면죄부를 준 것이라는 분석과 함께 러시아·이란과의 전면전은 피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러시아·이란이 공습이나 화학무기 공격 지원 등 추가적인 군사행동은 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러시아 모두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이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양국이 서로 지원하는 세력들에 대해 한번쯤은 제동을 걸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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