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기억교실, 광화문 천막···세월호 추모공간들 어떻게 되나

2018.04.16 10:53 입력 2018.04.16 11:11 수정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신항.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세월호가 인양된 목포신항.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4월16일 이후 많은 사람들이 힘을 모아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4년이 지나는 동안 이곳에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지만 그날을 기억하고자 하는 노력은 이어지고 있다. 세월호를 기억하는 것은 불의한 사회에 대한 반성이고 안전한 사회에 대한 다짐이기도 하다. 경향신문이 세월호 참사 관련 추모공간들을 살펴보고 앞으로 어떻게 되는지 알아봤다.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 김형규 기자 fidelio@kyunghyang.com

경기 안산 단원고등학교에 있던 ‘기억교실’은 2016년 8월20일 안산교육지원청 별관 1~2층으로 이전했다. 이날 학교 운동장에 대기하던 4.5t 무진동 트럭 6대에 책상과 의자 등 교실 집기가 실려 단원고에서 1.3㎞ 떨어진 안산교육지원청 별관까지 ‘다짐 행렬’이 이어졌다. 단원고 2~3층 교실에 있던 학생과 교사의 개인 유품은 종이 상자에 담겨 1반부터 10반까지 순서대로 유족이 상자를 들고 행렬을 따라갔다. 유품 상자 이송에는 256명이 참여했는데 단원고 희생자 262명 중 당시 미수습된 학생 4명과 교사 2명을 제외하고 사망이 공식 확인된 희생자 수였다.

안산교육청 별관 1층에는 1~4반, 2층에는 5~10반과 교무실을 마련했다. 이곳에 학생 책상 358개, 학생 의자 363개, 키높이 책상 26개, 교무실 의자 11개, 교무실 책상 12개, 교실 교탁 10개가 단원고에 있던 그대로 옮겨졌다. 이전된 기억교실은 희생된 아이들이 생전 생활하던 모습으로 복원해 그해 11월21일 시민에게 개방됐지만 건물 구조가 달라 원래 교실 모습을 완전히 재현하지는 못했다. 지난해 12월 경기교육청은 단원고 인근에 4·16 관련 시설을 건립한다는 애초 계획 대신 현재 안산교육지원청 본관과 부속 건물을 리모델링하고 재건축해 ‘4·16 민주시민교육원’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별관도 리모델링해 기억교실을 원래 교실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기로 했다.

■광화문 세월호 천막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서울 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천막. 정지윤 기자 color@kyunghyang.com

서울 광화문광장 이순신상 인근에 있는 세월호 천막은 2014년 7월14일 유가족 5명이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투쟁을 하며 설치됐다. 당시 유가족은 분향소 2개, 진실마중대 1개 등 천막 3개를 설치했지만 이후 10여개로 늘어났다. 서울시는 정부의 편의지원 요청을 받아 천막 설치를 허가했다. 이곳에서는 세월호 참사 관련 집회는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집회도 열렸다.

앞서 지난해 5월 보수단체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운동본부’는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며 서울광장에 설치한 천막을 서울시가 철거하자 세월호 천막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항의하기도 했다. 서울시는 세월호 참사 4주기 이후 세월호 천막의 철거 여부를 놓고 유족과 협의 중이다. 서울시는 천막을 철거하는 대신 추모 조형물을 설치하고 광화문 광장 지하에 추모공간을 조성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희망촛불

희망촛불.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희망촛불.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문화예술인들이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2016년 12월 서울 광화문광장에 세운 높이 8.5m 대형 조형물 ‘희망촛불’은 지난 3·1절 일부 보수단체 참가자들에게 파손됐다. 지난달 1일 오후 일부 보수단체 참가자들은 희망촛불을 쓰러뜨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여 파손했다. 희망촛불에는 시민들이 노란 리본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추모하는 글을 적어 달았지만 모두 유실됐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전시물과 현수막도 훼손됐다.

시민단체 모임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 기록기념위원회와 4·16연대는 보수단체 회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고소·고발했다. 서울시도 경찰에 한국기독교총연합·한국기독교연합·대한애국당·서북청년단 회원 등을 특수손괴와 일반물건 방화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민족미술인협회는 모금 등을 통해 희망촛불을 복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세월호 합동분향소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있는 세월호 참사 정부합동분향소. 이석우기자 foto0307@kyunghyang.com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에 마련된 ‘세월호 참사 희생자 정부합동분향소’는 오는 16일 세월호 참사 4주기 영결식이 끝나면 철거될 예정이다. 철거 작업은 18~19일쯤 시작돼 이달 말 마무리된다. 세월호 합동분향소는 2014년 4월29일 화랑유원지 내 제2주차장에 세워졌다. 이곳을 찾은 추모객은 72만8000여명에 달한다.

정부 합동분향소 철거에 맞춰 경기도청·경기교육청에 있던 세월호 분향소도 철거될 예정이다. 경기도는 오는 16일 남경필 경기지사 등이 마지막 분향을 한 뒤 18일쯤 분향소를 철거한다. 2014년 4월28일 도청 신관 4층에 설치됐다 2015년 1월 신관 1층으로 옮긴 이 분향소는 추모객 1만여명이 찾았지만 올해 추모객은 지난 9일 기준 27명뿐이었다. 경기도교육청도 청사 현관 옆에 있는 분향소를 16일 이후 철거할 계획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경기도내 30개 시·군에 모두 37개 분향소가 마련됐지만 점차 추모객이 줄면서 사라지게 됐다.

■세월호 추모공원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연합뉴스

인천 부평구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 연합뉴스

안산시는 경기 안산 화랑유원지의 합동분향소가 철거되면 4·16안전공원(가칭)을 짓겠다는 계획을 지난 2월 내놨다. 정부의 지원을 받아 2022년까지 봉안시설을 갖춘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지만 일부 주민과 자유한국당 등 야당 시의원이 반발하고 있다. 안산시는 찬반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세월호 추모공원 50인 건립위원회’를 운영할 계획이다. 위원회에는 안산시 담당업무 국장과 도시계획업무 과장이 당연직으로, 지역 대표, 세월호 참사 유족, 시의원, 이해당사자, 도시계획·건축·토목·조경·공원·문화·예술·환경·교육·안전관리 등 전문가, 중앙부처 공무원 등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위원들 중 외부 인사가 위원장을 맡는다.

인천에선 2016년 4월 부평구 인천가족공원에 세월호 참사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이 문을 열었다. 이 추모관은 지상 2층 연면적 487㎡ 규모로 전체 희생자 304명 중 안산 단원고 학생과 교사 등을 제외한 일반인과 당시 구조 활동을 벌이다 사망한 잠수부 등 44명의 영정과 위패가 있다. 인천시는 서구 가정동에 인천종합안전체험관을 건립하며 1개 층을 세월호 참사를 기록한 별도 추모공간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으나 주민의 반대 여론, 다른 지자체와의 의견 조율, 지방선거 일정 때문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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