뜯어보면 별것 없는데…합치면 잘생긴 ‘두산 야구’

2018.04.16 21:51 입력 2018.04.16 21:52 수정

팀 평균자책 3위·타율 4위 등 중상위권 지표에도 14승4패로 1위 독주

어느 한 곳 처지는 곳 없이 조화…계투진 활약으로 박빙 승부 ‘초강세’

뜯어보면 별것 없는데…합치면 잘생긴 ‘두산 야구’

2018 프로야구 개막 이후 18경기에서 14승4패. 승패 마진을 ‘+10’까지 만들며 승률을 7할7푼8리까지 끌어올렸다. 아직 시즌 초반 중 초반이지만 팀 순위표에서 독주에 가까운 레이스를 하고 있다. 이쯤 되면 이른바 ‘원동력’을 해부하는 분석이 따라붙곤 한다.

그런데 그게 수치로 딱히 보이지 않는다. 두산은 16일 현재 팀 평균자책점 4.58로 3위, 팀 타율 2할8푼8리로 4위에 올라 있다. 팀 OPS(장타율+출루율) 또한 0.835로 4위에 머문다. 각 부문 수치가 이 정도라면 중상위권에서 싸우는 게 일반적이다.

더구나 두산은 개막 이후 악재도 이어지던 터였다. 외국인타자 지미 파레디스가 부진 끝에 2군으로 내려갔다. 우완 마무리 김강률 역시 어깨 근육 피로 누적으로 엔트리에서 빠졌다. ‘공백 타령’을 할 때이지만, 실상은 그 반대다. 두산은 지난 14일 고척 넥센전에서 패할 때까지 8연승을 달릴 만큼 폭발적인 레이스를 하고 있다. 또 김태형 두산 감독은 파레디스 얘기에는 짐짓 관심 없는 듯 넘어간다.

두산이 내세울 것 없는 지표에도 ‘1등 야구’를 하는 것은 전체 전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예컨대 눈과 코, 입 등을 조목조목 뜯어보면 잘생긴 것 없는 얼굴이 한눈에 보면 꽤 괜찮아 보이는 것과 비슷하다. 올해 두산 야구의 힘은 조화에 있다. 팀 타율과 팀 홈런 1위의 KT와 팀 평균자책점 1위의 SK처럼 특정 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지는 못하지만, 어느 한 군데도 처지는 곳이 없다.

전체 선발진이 고른 레이스를 하는 것도 그중 하나. 더스틴 니퍼트와 마이클 보우덴, 장원준, 유희관 등이 합작 70승을 거둬 ‘판타스틱4’로 불린 2016년 선발진과는 달리 선발 5인 모두가 안정적 활약을 할 흐름이다. 가장 꾸준했던 장원준이 평균자책점이 10.61로 치솟으며 주춤하지만 조쉬 린드블럼과 세스 후랭코프 등 외국인투수 2명과 유희관·이용찬으로 이어지는 토종 선발진이 모두 건재하다. 선발 5인이 모두 승을 맛본 가운데 전체 선발 승수도 11승으로 1위에 올라 있다.

두산에 내재된 진짜 힘은 승부처에서 초강세를 보인 점에 있다. 두산은 승부의 균형이 조기에 갈리지 않은 팽팽한 경기를 거의 모두 잡아내고 있다. 올해 1점차 승부를 7차례 벌이며 6승1패를 거뒀다. 또 올해 3점차 이내 승부의 경기에서 9승2패를 달렸다. 이를테면 치열하게 맞붙은 경기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마무리 공백에도 중간계투진이 그만큼 잘 싸웠다. 계투진이 재편성된 가운데 올해 고졸 신인인 우완 곽빈과 신인급으로 분류되는 박치국, 이영하 등의 활약이 돋보인다. 이들 셋이 거둔 홀드 수만 7개. 지난해 5선발에서 올해 셋업맨으로 변신하고 마무리 역할까지 하고 있는, 또 하나의 젊은 좌완 함덕주가 1승 2홀드 3세이브 평균자책점 1.74로 펄펄 날며 두산 불펜에는 경기 중후반을 싸울 새 동력이 생겼다.

두산이 독주하며 통합우승을 이룬 2016년에는 팀 평균자책점과 팀 타율 등에서 모두 1위를 했다. 올해는 그만한 힘이 없어보이는 데도 결과는 그렇지 않다. 기묘한 야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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