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공작' 드루킹, 닫았던 블로그 돌연 공개...이유는?

2018.04.17 15:51 입력 2018.04.17 15:52 수정

정부 비판 ‘네이버 댓글 공작’의 주범으로 지목된 필명 ‘드루킹’ 김모씨의 블로그 첫 화면.

정부 비판 ‘네이버 댓글 공작’의 주범으로 지목된 필명 ‘드루킹’ 김모씨의 블로그 첫 화면.

현 정부를 비판하는 인터넷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파워블로거 ‘드루킹’ 김모씨(48)가 구속 이후 문을 닫았던 자신의 블로그를 다시 일부 공개로 전환했다.

김씨는 지난 1월17일 네이버에 달린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매크로 프로그램을 활용해 조작하는 방식으로 사이트 운영을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지난달 경찰에 구속됐다. 이후 지난 14일 누적 방문자가 980만명에 달하던 김씨의 블로그 ‘드루킹의 자료창고’는 전체 비공개로 전환됐다.

그러나 16일 밤부터 이 블로그의 일부 게시글은 다시 공개된 상태다. 다만 여전히 비공개 상태인 게시글도 많아 누군가가 선별적으로 일부 게시글만 공개 전환한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현재 구치소에 수감돼 있어 그를 접견한 측근이나 외부의 조력자가 임의로 글들을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김씨 일당은 구속된 후 자신들의 범행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자 활동 기반으로 삼아오던 ‘경제적 공진화 모임’ 인터넷 카페를 폐쇄하고 블로그를 비공개로 바꾸는 등 온라인상의 흔적을 차례로 감춰 왔다. 김씨가 주축이 돼 활동했거나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우경수(우윳빛깔 김경수)’ ‘세이맘(세상을 이끄는 맘들)’ 등의 블로그와 카페도 폐쇄됐거나 회원들에게 폐쇄를 예고한 상태다.

이 때문에 그가 외부의 조력자를 활용해 증거 인멸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김씨가 다시 블로그의 일부 글들을 공개한 것이 증거인멸 논란을 최소화해 향후 재판에서 조금이나마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블로그의 게시물을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을 제외하고 ‘일부 공개’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일례로 지난해 4월11일 드루킹이 작성한 ‘지금이야 말로 반격의 때다-MB 세력에게 최후의 일격을 날릴 때가 되었다’는 제목의 글은 현재 블로그에서 찾아볼 수 없다. 그는 이 글에서 “(박근혜 정부가) 1시간에 6만개 댓글을 생산하는 기계들을 동원하고 있다”면서 “영화 터미네이터에서 기계 로봇에 맞서 싸우는 혁명군 지도자 존 코너처럼 저는 여러분에게 기계들과 맞서 싸우는 방법을 가르칠 것”이라며 구체적인 여론 대응 방법을 나열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대선 전후에도 그가 ‘댓글 공작’에 나섰던 정황을 암시하는 내용으로, 이 글은 현재 블로그에서 사라진 상태다.

다만 경찰은 이미 김씨 수사에 필요한 증거는 수사 초기 단계에 확보해 현 단계에서 블로그 등을 공개하거나 비공개하는 것은 수사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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