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대망 - 야마호카 소하치

2018.04.17 22:56 입력 2018.04.17 22:57 수정
윤준병 | 서울시 행정1부시장

중세 일본 영웅에서 배울 점

[윤준병의 내 인생의 책]③대망 - 야마호카 소하치

고등학교를 막 졸업하고 대학에 합격했을 무렵 아버지가 읽어보라고 권해주신 책이 있다. 중세 일본의 3대 영웅으로 꼽히는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삶과 권력투쟁을 담은 소설 <대망>이다.

오다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가차 없이 베어 버리는 냉철함, 도요토미가 살아남기 위해 한겨울 오다의 신발을 가슴에 품어 데워서 내놓는 영악함을 갖췄다면, 도쿠가와는 마침내 도달해야 할 그곳을 바라보며 인내할 줄 알았다.

그래서 통상 이 세 인물의 극명하게 대비되는 성격을 새를 통해 비유한다. 오다는 ‘새가 울지 않으면 베어 버린다’, 도요토미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게 만든다’, 도쿠가와는 ‘새가 울지 않으면 울 때까지 기다린다’는 말로 그들의 성격이 각각 회자된다.

도쿠가와가 가진 가장 큰 무기는 ‘인내’와 ‘절제’였다. 고난과 위기가 반복되는 삶 속에서 인내심으로 버틴 끝에 오다와 도요토미 시대를 이어받아 마침내 전국을 통일했다. 소설 <대망>은 그 최후의 승자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이기기 위해 때론 패배할 줄 알았고, 분노를 경계했다. 그리고 결정적 순간이 왔을 땐 그동안 비축해 온 힘을 아낌없이 발휘해 목표를 이뤄냈다.

누구에게나 인생의 부침은 있다. 돌이켜보면 나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고 앞으로도 있을 것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의 무덤 옆에 새겨진 그의 좌우명 “사람의 일생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가는 먼 길과 같다. 그러니 결코 서두르지 말라.” 아버지는 그 말을 통해 험난한 세상을 향해 첫발을 내디디는 아들에게 작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신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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