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장 부인이 출마하는 지방선거, 논란 이유는

2018.04.18 12:25 입력 2018.04.18 13:22 수정

최용득 전북 장수군수(72)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때는 3년전이다. 장수군의회는 2015년 11월 낸 성명에서 최 군수의 건강상태에 문제를 제기했다. 군수 친인척 등 측근들의 군정간섭을 배제하라는 요구도 했다. 군의회는 “군수 건강 문제로 직무수행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됐음에도 건강 회복을 바라며 인내해 왔다. 하지만 추진 중인 사업들이 중단되고 일부 공무원들이 친인척에 줄서기를 하는 등 우려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그 해 9월 뇌경색 증세를 보여 전북대병원에서 한달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당시 군수 비서실장은 최 군수가 “언어 장애와 인지 장애증세를 보이고 있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최군수의 증세는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동요하고 있는 것은 장수군 공무원들이다. 한 공무원은 1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군수가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데 군정이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그 와중에 측근들이 권력 실세로 나서 군수 부인과 처남 등 장수군에는 군수가 5명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올해 입주한 장수군 신청사 전경.┃장수군 제공

올해 입주한 장수군 신청사 전경.┃장수군 제공

3년전 건강이상과 측근 군정개입 등을 지적한 군의회는 지난해 9월 무기한 휴회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군의회는 “최 군수가 지난 3년동안 의회정례회와 임시회 등에 참석해 군정질문 답변, 예산안설명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비난하며 의회 문을 닫았다.

최 군수 문제는 6월 지방선거로 점화되고 있다. 최 군수가 사실상 출마하지 못하게 되자 부인 이 모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장수군수 선거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씨 역시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전북선관위는 지난달 초 이씨를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권자에게 금품을 살포했다는 게 고발이유다. 선관위는 고발자에게 포상금 800만원도 지급했다.

민주당 전북도당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포상금까지 지급된 이 씨를 민주당 장수군수 경선대상자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새벽 3시경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의에서 이 후보에 대한 컷오프 안건을 상정했지만, 과반 이상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한 공천관리위원은 “포상금이 지급됐기 때문에 검찰수사에서도 유죄를 받게 될 게 뻔하고, 이 경우 이씨가 당선이 되도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농후한데 행정력과 예산 낭비는 누가 책임져야 될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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