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득 전북 장수군수(72)의 건강이상설이 제기된 때는 3년전이다. 장수군의회는 2015년 11월 낸 성명에서 최 군수의 건강상태에 문제를 제기했다. 군수 친인척 등 측근들의 군정간섭을 배제하라는 요구도 했다. 군의회는 “군수 건강 문제로 직무수행에 대한 의구심이 대두됐음에도 건강 회복을 바라며 인내해 왔다. 하지만 추진 중인 사업들이 중단되고 일부 공무원들이 친인척에 줄서기를 하는 등 우려스런 상황에 직면해 있다”고 밝혔다.
최 군수는 그 해 9월 뇌경색 증세를 보여 전북대병원에서 한달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 당시 군수 비서실장은 최 군수가 “언어 장애와 인지 장애증세를 보이고 있어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고 인정했다.
최군수의 증세는 크게 호전되지 않고 있다. 동요하고 있는 것은 장수군 공무원들이다. 한 공무원은 18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군수가 사람을 잘 알아보지 못하는데 군정이 어떻게 제대로 돌아가겠느냐. 그 와중에 측근들이 권력 실세로 나서 군수 부인과 처남 등 장수군에는 군수가 5명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고 비판했다.
3년전 건강이상과 측근 군정개입 등을 지적한 군의회는 지난해 9월 무기한 휴회를 선언하는 초유의 사태까지 벌어졌다. 군의회는 “최 군수가 지난 3년동안 의회정례회와 임시회 등에 참석해 군정질문 답변, 예산안설명을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비난하며 의회 문을 닫았다.
최 군수 문제는 6월 지방선거로 점화되고 있다. 최 군수가 사실상 출마하지 못하게 되자 부인 이 모씨가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장수군수 선거에 뛰어든 것이다. 하지만 이 씨 역시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전북선관위는 지난달 초 이씨를 선거법 위반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유권자에게 금품을 살포했다는 게 고발이유다. 선관위는 고발자에게 포상금 800만원도 지급했다.
민주당 전북도당도 도마위에 오르고 있다. 포상금까지 지급된 이 씨를 민주당 장수군수 경선대상자에 포함시켰기 때문이다. 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17일 새벽 3시경까지 이어진 마라톤 회의에서 이 후보에 대한 컷오프 안건을 상정했지만, 과반 이상 의결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한 공천관리위원은 “포상금이 지급됐기 때문에 검찰수사에서도 유죄를 받게 될 게 뻔하고, 이 경우 이씨가 당선이 되도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농후한데 행정력과 예산 낭비는 누가 책임져야 될 것인지 한심스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