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의 아내이자, 대통령의 어머니’ 바버라 부시 여사 92세로 타계

2018.04.18 21:29 입력 2018.04.18 21:41 수정

트럼프 조기 게양 지시 등 애도

아들 부시 “우리를 긴장시켰지만 끝까지 웃음 잃지 않게 한 분”

바버라 부시 여사(가운데)가 2002년 1월26일 남편인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 아들인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오른쪽)과 함께 백악관 인근 성요한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뒤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바버라 부시 여사(가운데)가 2002년 1월26일 남편인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왼쪽), 아들인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오른쪽)과 함께 백악관 인근 성요한 성공회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뒤 함께 걸어가고 있다. 워싱턴 | AFP연합뉴스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이자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어머니인 바버라 부시 여사가 17일(현지시간) 타계했다. 향년 92세.

부시 일가의 대변인 짐 맥그래스는 이날 성명을 통해 바버라 여사가 세상을 떠났다고 밝혔다. 그는 만성 폐질환과 심부전 등을 앓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 15일 가족들이 바버라 여사가 치료를 중단하고 ‘임종 돌봄’을 받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바버라 여사는 존 애덤스의 부인 애비게일 애덤스 여사와 함께 남편과 아들을 대통령으로 뒀던 두 명의 대통령 부인 중 한 명이다. 또 대통령 부부 중 가장 오래 결혼생활을 지속했다.

그는 남편의 재임기간 정치적 발언을 자제하며 정치 명문가를 돌보는 역할에 충실했다. 대신 문맹 퇴치사업 등 사회봉사에 매진했다.

염색하지 않은 머리와 가짜 진주목걸이 등 수수한 스타일과 특유의 유머로 사람들의 호감을 샀다. 1988년 남편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당시 그는 “보이는 그대로가 나다. 대통령에 출마하는 건 남편이지 내가 아니다”라고 했다. 백악관 입성 후엔 “온 나라가 나를 ‘모두의 할머니’로 보는 것 같다”고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1992년 당시 새 대통령 부인이 된 힐러리 클린턴과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을 가리키며 “이들을 전염병처럼 멀리하고, 당신의 말을 제대로 듣고 인용하는지 꼭 확인하라”고 했다. 2016년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아들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도널드 트럼프 후보에 맞서 출마하자 “아들은 다른 후보(트럼프)처럼 상대방의 말을 중간에 끊거나 으스대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바버라 여사는 열여섯 살이던 1941년 크리스마스 댄스파티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처음 만났다. 1년 반 만에 약혼했고, 부시 전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1945년 결혼했다. 그의 뒷바라지는 남편과 일가의 정치 인생에 큰 자산이었다. 석유사업을 하던 남편이 1966년 미 하원의원에 당선되고 유엔대사, 공화당 전국위원회 위원장,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부통령을 거쳐 대통령이 되는 순간까지 버팀목이 됐다.

백악관을 떠난 이후 그는 가족여행을 즐기며 문맹 퇴치를 위한 재단 활동을 이어갔다. 정치적 논쟁에 휘말리지 않으려 했지만 2016년 아들 젭 부시 전 주지사의 대선 후보 경선에는 발벗고 나섰다. 아들의 낙선에도 그는 “백악관에는 이미 충분히 많은 ‘부시’가 있었다”며 유머를 잃지 않았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어머니는 우리를 긴장하게 만드는 동시에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게도 만들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탁월하고 기억할 만한 개성적 여성을 잃어버렸다”며 “미국의 가족 가치의 수호자로, 친구와 가족 간 관계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삶을 살았다”고 했다. 또 장례식까지 백악관에 조기를 게양하라고 지시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은 “사회봉사에 헌신했던 일가의 가장”이라며 “그의 문맹 퇴치사업은 수많은 가족들에게 삶을 번창시킬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줬다”고 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부부는 “기개 있고 우아하며 지적이고 아름다웠다”며 “정직하고 활기차고 완전한 인생이 무엇인지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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