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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선거, 2017년 대선 ‘데자뷔’

2018.04.19 21:55 입력 2018.04.19 22:00 수정

여당 초강세 속 박원순, 당시 문재인 후보처럼 ‘만만디 출마선언’

안철수 “일대일 대결” 강조…민주당 전남지사 후보 김영록 선출

‘지방선거의 꽃’에 비유되는 서울시장 선거가 지난해 대선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거에 출마한 도전자들의 ‘대선 벤치마킹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데칼코마니 선거’라는 말을 낳고 있다.

6·13 지방선거를 55일 앞둔 19일 현재 서울시장 선거판은 5·9 대선을 두 달여 앞둔 지난해 3월과 닮은꼴이다. 특히 출마자들이 처해 있는 상황과 선거운동 전략이 닮아 있다.

우선 여론 지형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군이 초강세라는 점이 비슷하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박원순 서울시장, 박영선·우상호 의원 가운데 누가 민주당 후보로 나와도 야당 후보들을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

경선 상황도 유사하다. 지난해 경선 당시 ‘대세론’ 문재인 후보는 선거를 46일 앞둔 3월24일, 후보 가운데 가장 마지막으로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 이번 선거에서 박 시장은 지난 12일 ‘출마선언 막차’를 탔다. ‘다 아는데 새삼스럽게…’라는 게 공통된 ‘만만디 출마선언’의 이유다.

‘엄마 같은 시장’을 앞세우는 박 의원과 ‘민주당 적통 후보’를 내건 우 의원은, 지난해 경선 당시 각각 외연 확장과 지지층 공고화를 주창한 안희정·이재명 후보와 선거전략상 비슷한 위치다.

민주당 후보를 추격하고 있는 바른미래당 안철수 인재영입위원장은 아예 본인이 지난 대선에 이어 서울시장 선거에 연타석 출마를 했다. 선거전략도 ‘자기복제’에 가깝다고 할 정도로 비슷하다. 지난해 초 “문재인과 안철수의 일대일 대결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던 그는 이번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박원순과 안철수의 일대일 대결”이라는 입장이다.

최근 뜨거운 이슈인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MB 아바타론’이 다시 회자되는 것도 지난 대선 데자뷔다.

다만 이념 지형상 안 후보는 지난 대선에 견주면 ‘우클릭’ 행보가 뚜렷해졌다.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는 ‘우파 결집’과 ‘조직표 다지기’를 했던 홍준표 대표의 대선 전략을 따라가고 있다. 김 후보는 정강정책연설에서 “핵에는 핵으로 대응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시대착오적 사회주의 경제” 등 극우적 발언을 쏟아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동정 여론에 기대는 심리도 비슷하다.

지난해 홍 후보는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집행을 정지하라”고 했고, 김 후보는 “박근혜는 돈을 모르는 사람, 24년 징역 형량이 가혹하다”며 검찰과 법원을 맹비난했다.

한편 정당별로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 선출이 속속 마무리되는 가운데 민주당은 이날 전남지사 후보 경선 결선 투표(18~19일) 결과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선출했다. 김 전 장관은 장만채 전 전남도교육감과 접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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