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도 '드루킹'에 기사 URL 다수 발송..경찰 '눈치보기 수사' 논란

2018.04.20 00:12 입력 2018.04.20 01:23 수정

댓글 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댓글 조작 사건인 이른바 ‘드루킹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입장 발표 및 경남지사 출마 선언을 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51)이 ‘댓글 조작’ 혐의로 구속된 필명 ‘드루킹’ 김모씨(49)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다수의 인터넷 기사 주소(URL)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이 김씨 일당의 ‘댓글 조작’ 활동을 인지하고 있었다면 특정 기사의 이른바 ‘좌표’를 찍어 이들 기사를 부각시키고자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이는 “김씨가 일방적으로 김 의원에게 연락했다”는 그간의 경찰 발표와도 배치된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9일 “2016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김 의원이 ‘드루킹’에게 보낸 텔레그램 메시지는 총 14개이며, 이중 10건이 기사 주소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해 대선을 전후해 집중적으로 문재인 당시 후보에 대한 기사 주소를 김씨에게 전송했다. 경찰이 공개한 기사 목록을 보면 김 의원은 대선 직전인 지난해 3월과 4월 “‘주부 62% 비호감’ 문재인, 여성 표심 ‘올인’…‘내가 제일 잘 생겼는데’” “문재인 10분 내 제압한다던 홍준표, 문에 밀려” 등 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성된 기사의 주소를 김씨에게 전송했다. 이 밖에도 문 후보가 출연한 방송사 인터뷰나 문 후보와 표창원 민주당 의원이 함께 촬영한 사진을 “감각적”이라고 표현한 인터넷 기사 주소도 전송했다.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에게 보낸 인터넷 기사 주소(URL) 목록. /서울지방경찰청

김경수 의원이 ‘드루킹’ 김모씨에게 보낸 인터넷 기사 주소(URL) 목록. /서울지방경찰청

앞서 김 의원은 지난 16일 기자회견에서 “공보를 맡고 있는 동안 후보에 관해 좋은 기사, 홍보하고 싶은 기사가 올라오거나 하면 제 주위에 있는 분들한테 그 기사를 보내거나 한 적은 꽤 있었다”면서 “그렇게 보낸 기사가 혹시 ‘드루킹’에게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김 의원은 “김씨가 일방적으로 연락을 해 왔다”며 이들 일당과의 연루 의혹을 부인해 왔다.

한편 이는 그간 김 의원이 김씨가 보낸 메시지를 대부분 확인하지 않았고 김씨가 일방적으로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밝혀온 경찰의 발표와 상반된 내용이어서 경찰이 정부 여당의 ‘눈치보기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경찰은 김씨가 2016년 11월부터 김 의원에게 텔레그램 메시지를 150개 가량 보냈고 지난 3월에는 비밀대화방을 통해 총 3190개의 기사 인터넷 주소를 보냈지만, 김 의원이 이 메시지들을 한 건도 읽지 않았다고 밝혀 왔다. 모두 김씨의 ‘일방적 연락’으로, 경찰은 단 한 건의 기사 URL만 있었던 일반 대화방에서 김 의원이 ‘고맙다’ 등의 의례적인 답변만 보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경찰은 김 의원 역시 김씨에게 직접 기사 URL를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뒤늦게 이 같은 사실을 시인했다. 경찰은 “이 사항은 수사 보안상 공개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경찰이 언론을 상대로 ‘거짓 브리핑’을 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