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생 내 아들이 왜 망상증까지

2018.04.23 10:39 입력 2018.04.30 10:17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우리는 타고난 대로만 살아가기가 참 힘듭니다. 끊임없이 주변과 세상으로부터 ‘사회화’라는 명목으로 통제 당하게 됩니다. 도덕이나 법, 사회적 관습도 다 마찬가지죠. 이런 요소들은 빛은 숭배하고 어둠은 배격하는 단호한 속성이 존재합니다. 그래서 사회적으론 성공만 쫓고 실패는 철저히 배격합니다. 이런 과정 속에서 원래 나의 내면에 있던 부족하고 모자란 열등함은 밖으로 드러나질 못하게 단속당합니다.

하지만, 이런 열등함이 어디론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그림자’라고 말합니다. 앞으로 내세우진 못하지만 분명 나의 일부로 그 실체는 어두운 곳에 존재합니다. 내 성격의 일부로 잘 통합이 되어야 합니다.

최근, 유명 인사들이 줄줄이 성추문으로 물의를 빚는 것도, 바로 이런 그림자가 문제를 일으킨 경우라 할 수 있습니다. 내면에 억압된 그림자가 제대로 통합되지 못해 부적절하게 폭발한 겁니다. 이런 그림자의 욕구는 때로는 큰 전쟁의 단초가 되기도 할 만큼 폭발력을 갖고 있습니다. 한 개인이나 집단이 적절히 처리하지 못한 어두운 그림자를 또 다른 희생양을 찾아 다른 개인과 집단에 전가시키게 됩니다.

사회나 국가도 문제지만, 정신의학자들이 주목하는 가장 위험한 그림자의 투사는 바로 가정 내에서 부모 자식 간에 대물림 됩니다.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32화에서는 망상증을 보이는 한 대학생의 안타까운 사례를 통해서 한 가정 내에서 어떻게 그림자가 대물림 되는가를 살펴봅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대학 2학년이 되면서 우울, 불안이 더욱 심해진 ㄱ군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도 안 아픈 곳이 없다고 호소합니다. 친구나 부모님과도 계속 마찰이 있고, 이제는 망상증도 관찰됩니다. 외형적으로는 평범한 대학생이 왜 갑자기 현실과 자기 혼자만의 상상을 구분하지 못하는 망상증까지 나타나게 된 걸까요? 용수철이 갑자기 어느 순간 팡 하고 위로 솟구치는 결과는, 그 결과 이전에 무언가의 힘으로 꾹 눌러놓았기 때문입니다.

압력 밥솥이 ‘뻥’하고 터져버리는 것도, 증기배출구가 막힌 채 압력이 계속 올라갔기 때문입니다. 대학 2학년 때 망상증이 나타나긴 했지만, ㄱ군은 중고등학교 때부터 엄마와 마찰이 심했다고 합니다.

ㄱ군이 어려서부터 이토록 숨막혀하는 모습을 보면서도, 엄마는 왜 이토록 자기 고집을 굽히지 않는 걸까요? 바로 엄마의 억압된 그림자 때문입니다. 엄마는 아이 성적이 만족스럽게 안 나오면 남편과 시어머니로부터 압박을 받아야 했습니다.

남편은 서울대 출신의 대기업 간부이지만, 엄마는 가정 형편 때문에 대학진학을 못했기 때문입니다. 아빠와 아빠 집안으로부터 늘 학력 콤플렉스가 건드려졌던 겁니다. 엄마의 그림자를 아들에게 던져버린 겁니다.

그렇다면, 할머니와 아버지는 왜 엄마에게 그토록 학력 콤플렉스를 건드렸을까요? 이 역시 그들의 억압된 그림자를 한 가정 내에서 약자에게 투사해버린 상황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심통부리기 232화에서 함께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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