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장애, 정말 원인이 없을까?

2018.04.30 10:16 입력 2018.04.30 10:23 수정
강용혁 분당 마음자리한의원장

‘몸은 사람의 내면세계를 방정맞게 폭로한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람이 갖고 있는 성격이나 생각, 감정 등은 말하지 않고 아무리 감추려해도 어떤 식으로든 몸을 통해서라도 표현되기 마련이라는 뜻입니다. 마음에 드는 이성을 앞에 두고 내 마음을 감추고 싶어도, 이미 우리 심장은 두방망이질을 합니다. 그리고 티를 내고 싶지 않아도 얼굴이 벌써 발갛게 달아올라버립니다. 눈빛도, 얼굴 표정도, 목소리에서도 내 마음이 다 방정맞게 티를 내버립니다.

이렇게 우리는 남들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 나 혼자 속으로만 아주 조그맣게 되뇌는 생각조차도, 우리 몸의 언어는 이렇게 떠들썩하게 동네방네 본색을 다 드러내버리게 됩니다. 이는 기쁨이나 설렘, 환희와 같은 긍정적 내용만이 아닙니다. 감추고 싶은 우울 불안 분노가 만들어내는 화병이나 공황장애 같은 고통도 마찬가지입니다. 무의식 깊이 지하창고로 유배시킨 내용들까지도, 기어이 몸의 언어로 표현되어져 나오는 것입니다.

☞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팟캐스트 듣기

절대 내 입으론 말하지 않으리라 라고 다짐을 골백번을 해도, 이런 감정과 생각은 때로는 화병으로 때로는 공황장애로 내 몸을 통해 먼저 나타납니다. 우리가 높은 건물 옥상 꼭대기에 서있다고 생각해볼까요? 아래를 한 번 스윽 내려다봅니다. 이 순간 우리 몸에 어떤 반응이 일어날까요? 온몸에 소름이 쫙 돋습니다. 순간 핑하고 어지럽기도 하고 머리털도 쭈뼛 서죠. 심장도 막 두근거리고 소변이 찔끔 나올 것도 같고, 근육에 힘도 들어갑니다. 심하면 메스껍고 토할 것도 같죠.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바로 죽을 것 같은 공포와 불안을 순간 느꼈기 때문이죠. 이건 티를 안 내려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 몸에선 이런 현상이 순식간에 나타나버립니다. 이런 부정적 정서가 감지되면, 자율신경이 바로 감지를 하고, 과민 반응을 보이게 됩니다. 공황장애 신체증상들이 나타나는 과정 역시 이와 유사합니다. 그런데, 몸에선 이런 반응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데도, ‘나는 불안한 것도 없고 하나도 무섭지 않아!’라고 말로 한다면 이 ‘말’을 믿겠습니까. 아니면, ‘몸’으로 나타난 신호들을 믿으시겠습니까. 아무리 아니라고 우겨도 심장이 마구 뛰고 과호흡 같은 자율신경 반응이 왔다는 건 뭔가 내 삶에서 내 존재를 위협하는 불안이나 공포를 느꼈다는 방증이 아닐까요?

한의사 강용혁의 심통부리기 제 233화에서는 불면증과 어지럼증, 그리고 잠을 자는 중에 자꾸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나는 60대 환자의 사례를 살펴봅니다. 심장이며 폐며 검사를 해도 아무 원인도 못 찾았습니다. 환자는 “체력이 약해서 생긴 병같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자꾸 몸은 아픈데 검사를 해도 원인이 없다면, 이는 그 무언가의 내적갈등을 신체언어로 표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꼭 말로 하고 글로 쓰는 것만이 언어가 아니라, 몸이 이렇게 먼저 반응하는 것 그 자체로도 의사 표현인 겁니다. 어떤 사연이 있었을까요? 심통부리기 233화에서 함께 하시기 바랍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