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네이버, “아웃링크 여부, 입장 밝혀달라” 언론사들에 요청

2018.05.01 06:00

공문 보내…‘인링크’ 전재료 매출 비중 큰 군소 매체엔 위협

“유통 방식 논의 제안 아닌 ‘갑의 위치’서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어”

[민주주의 위협하는 공룡 포털]③네이버, “아웃링크 여부, 입장 밝혀달라” 언론사들에 요청

뉴스플랫폼 독점 논란에 휩싸인 네이버는 최근 124개 언론사들에 공문을 보냈다. 현재 인링크(포털 안에서 보는 방식) 제휴를 아웃링크(언론사 페이지에서 보는 방식)로 바꿀 것인지 회사 차원의 공식 입장을 오는 2일까지 밝혀달라는 것이다. 언론사들이 뉴스 제공의 대가로 네이버로부터 지급받는 전재료와 광고수익 배분을 포기하지 못해 결국 인링크로 남을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특히 네이버 전재료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군소 언론사들의 경우 위협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 이영주 제3언론연구소장은 “언론사에 ‘네이버 없이 살 수 있느냐’고 갑의 위치에서 협박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정말 책임 있는 기업이라면 한국 사회에서 뉴스 유통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논의해보겠다고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글처럼 아웃링크 방식을 제안하면서 전재료 지급을 중단하겠다는 네이버의 정책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글은 제한 검색이 아닌 완전 개방 검색의 방식을 사용하는데, 이와 같은 단순 검색 결과 노출로도 플랫폼 기업이 콘텐츠를 제공한 언론사에 수익을 배분해야 한다는 논의가 최근의 트렌드이다.

정보인권연구소의 이은우 변호사는 “유럽에서는 구글의 뉴스 서비스가 아웃링크라 하더라도 ‘공정 이용’(fair use)를 넘어선다고 보고 있다. 공정하게 이용하려면 저작권에 손해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라며 “네이버가 확고한 플랫폼 장악력으로 ‘나가려면 나가라’고 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1년 순익이 1조원에 가까운 네이버가 뉴스 서비스에 지불하는 300억원마저 아웃링크를 빌미로 지불하지 않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뉴스 유입 가치 및 뉴스 유입으로 인한 수익 배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부터 객관적인 섹터에서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링크와 아웃링크는 각각 장단점이 있다. 인링크는 로딩 시간이 짧고 통일된 사용자 인터페이스(UI)로 사용감이 좋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사용자 체류시간을 늘릴 수 있어 광고수익에도 유리하다. 반면 드루킹 사태처럼 댓글을 통한 여론조작 위험이 있고, 네이버가 정해놓은 포맷의 ‘글+사진+동영상’ 뉴스만 소개돼 인터랙티브 저널리즘의 양식을 제한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웃링크는 독자들이 언론사 페이지에서 뉴스를 읽게 되는 만큼 언론사별 다양한 의제를 직접 만날 수 있고 유료 구독 모델도 가능해진다. 그러나 언론사 사이트에 로그인해야 댓글을 달 수 있고 언론사마다 인터페이스가 다르며 일부 언론사의 경우 플로팅 형태의 광고 등 기사를 가리는 광고 때문에 사용자가 불편을 겪을 수 있다.

‘한국식 포털’을 벗어나 아웃링크 중심으로 가려면 언론사들이 기술적으로 혁신하는 게 중요하다. 오세욱 한국언론진흥재단 연구위원은 “열심히 하든 안 하든 똑같은 기사가 되어버리는데 네이버에서는 각 언론사 홈피로 가면 기술적인 투자를 한 회사와 안 한 회사의 상품이 확 차이가 난다”며 “결국 투자해야 하는데 지금은 네이버 때문에 어렵다. 투자를 하든 안 하든 네이버가 똑같은 상품으로 만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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