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읽음

MB 첫 재판, 모든 혐의 부인

2018.05.03 23:07 입력 2018.05.03 23:11 수정

공판준비기일 열려…검찰, 김윤옥 여사 조사 무산

MB 첫 재판, 모든 혐의 부인

이명박 전 대통령(77) 측이 첫 재판에서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이 거듭 시도한 이 전 대통령의 부인 김윤옥 여사(70)에 대한 조사는 사실상 무산됐다.

이 전 대통령 측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횡령·뇌물수수·조세포탈·직권남용·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모든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는 이날 공판준비기일에 불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다스에서 비자금을 조성해 횡령을 했다는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며 “다스 법인카드를 사용하고 선거캠프 여직원에게 다스 자금으로 급여를 지급한 사실은 일부 인정하나 횡령에 대한 인식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이 삼성그룹 등으로부터 총 111억원을 뇌물로 수수한 혐의도 부인했다.

강 변호사는 “삼성그룹이 다스의 소송비 67억원 상당을 대납한다는 사실 자체를 보고 받거나 허용한 사실이 없다”며 “공직 임명 등의 대가로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으로부터 업무와 관련된 돈을 수수했다는 사실도 부정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다만 7억원 상당의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수수한 혐의는 기존에 인정한 1억원에 더해 2억원을 수수한 사실을 추가로 인정하고 뇌물 여부를 다투겠다고 밝혔다.

검찰과 변호인은 향후 공판 진행 방식 등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 전 대통령 측은 검찰이 ‘주 4회 재판’을 제시한 데 대해 “7명의 변호인들로 숫자가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주 4회 재판이 가능하겠냐”며 “주 2회 정도로 하자는 것이 저희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사건의 크기나 내용을 봤을 때 6개월 안에 해결해야 한다고 보면 촉박한 것이 사실”이라며 향후 주 4회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1~2차례 공판준비기일을 추가로 갖고 오는 23일 이 전 대통령이 출석하는 본 공판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대통령과 공범 관계인 김 여사에 대한 검찰 조사는 결국 무산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김 여사는 2007년 이팔성 전 회장이 3억5000만원을 이 전 대통령에게 건네고 2011년엔 2억원을 전달하는 데 관여한 혐의 등을 받는다.

검찰은 지난 3월 말부터 김 여사에 대한 비공개 조사를 시도하고 있지만 김 여사는 조사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상태다. 검찰은 과잉수사라는 지적 등을 고려해 김 여사에 대한 강제수사는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전 대통령의 재판 과정에서 김 여사가 증인으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남편의 혐의를 부인하기 위해서라도 김 여사가 법정에 출석해 자신의 혐의에 대해 처음 진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