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 2002년 히딩크처럼 스리백 쓸까

2018.05.14 22:18 입력 2018.05.14 22:19 수정

“플랜A가 플랜B 될 수도”

수비진 줄부상에 고민

히딩크, 3-4-3으로 ‘기적’

연이은 수비수들의 줄부상. 결국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48)은 다시 한번 원점에서 스리백과 포백을 두고 고민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 감독은 14일 서울시청 다목적홀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출전선수 명단 발표식에서 28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무려 12명의 수비수를 포함시켰다. 평소엔 8~9명이 발탁됐음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많다.

그만큼 신 감독의 고민이 깊다는 뜻이다. 신 감독은 그동안 대표팀을 이끌어오면서 부실한 수비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수비 안정화에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에는 중앙수비수 김민재와 왼쪽 풀백인 김진수(이상 전북)가 각각 정강이뼈 골절, 무릎 부상을 당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당초 생각했던 수비 계획이 헝클어졌다. 신 감독은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수비진”이라며 고민이 많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수비진의 줄부상으로 신 감독은 대표팀 전술을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신 감독은 이날 “플랜 A로 생각했던 전략이 플랜 B로 바뀔 수도 있다”고 했다. 신 감독이 말한 플랜 A는 4-4-2 포메이션이다. 신 감독은 그동안 포백이 중심이 되는 4-4-2에 상황에 따라 스리백과 포백을 적절히 혼용했다. 하지만 염두에 뒀던 수비수들이 부상으로 쓰러지면서 다시 고민에 빠졌다. 수비수 12명 중 센터백을 6명이나 뽑은 신 감독이 “이번에 센터백을 많이 뽑은 것은 스리백과 포백을 같이 쓰기 위해서”라고 했는데, 이는 상황에 따라 스리백이 플랜 A로 갈 수 있음을 뜻한다.

지금 신 감독의 상황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던 히딩크 감독을 연상케 한다. 히딩크 감독은 한국 대표팀에 부임하면서 기존 3-5-2 포메이션이 중심이던 한국 축구에 포백을 기반으로 한 4-4-2 포메이션을 도입하려 했다.

하지만 평가전을 통해 포백이 몸에 맞는 옷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국 월드컵에서는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와 4강 기적을 만들었다.

그때와 지금 신 감독의 차이점은 선수들의 ‘숙련도’다. 히딩크 감독 당시 선수들은 포백보다 스리백에 더 적응이 돼 있었다. 다시 말해 포백이 더 익숙지 않았다. 반면 지금 선수들은 최근 대표팀에 정착된 포백에 길들어져 있다. 즉 지금은 스리백이 익숙지 않다. 이런 상황 역시 신 감독의 고민을 더 깊게 하는 요인이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