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트럼프, 22일 단둘이 만나 ‘평화 로드맵’ 조율

2018.05.18 22:24 입력 2018.05.18 22:36 수정

한·미 정상회담에 쏠리는 눈

북·미 정상회담 전 북 비핵화 ‘원포인트’ 협의…공동 언론발표 없어

청 “가교 역할” 중재 외교 예고…방미 전 김정은과 핫라인 통화 기대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2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북·미 정상회담을 3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비핵화 및 평화체제 로드맵을 조율하기 위한 목적이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 성공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가교 역할을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중재 외교를 예고했다. 1박2일의 짧은 방문으로, 체류시간만으로 따지면 만 하루가 되지 않는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8일 문 대통령의 미국 공식 실무방문 일정을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21일 저녁(현지시간) 워싱턴에 도착해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1박한 뒤 이튿날 정오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난다. 청와대는 두 정상이 배석자 없는 단독회담을 적어도 30분가량 예정하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두 정상 간 긴밀한 논의가 이뤄질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대통령 방미 목적은 두 정상 간 단독회담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 참모들 배석 없이 양 정상 간 직접 의견 교환을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남 차장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한 구체적 이행 방안을 중점적이고 심도 있게 논의하고,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할 경우 밝은 미래를 보장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협의한다”고 말했다. 북한 핵 시설 검증·사찰 및 핵무기 반출 일정과 미국이 북한에 주게 될 반대급부인 체제안전 보장 방안과 대북 제재 완화 등 일정을 어떤 순서로 배열할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은 어느 시점에 하게 될지 등이 논의 대상이다.

이번 방문의 특징은 정상회담 후 공동 언론발표가 없다는 것이다. 두 정상의 만남이 한·미동맹, 경제·통상 등 양자관계의 측면이 중시되는 여타의 양자방문과 달리 북핵 협상에 대한 ‘원포인트’ 협의에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중재 역할을 자임하고 있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날 때까지 자신의 입으로 공개할 수 있는 메시지가 많지 않은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등 미국의 주요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들과도 만나 토론할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귀국길에 오르기 전에 워싱턴 시내에 있는 문화재인 주미 대한제국 공사관을 둘러본다. 이 자리에는 구한말 주미공사관에서 근무했던 박정양·이상재 선생 등의 후손들도 참석한다. 문 대통령의 방미는 지난해 6월 말 이후 두 번째로, 두 정상의 양자 방문 계기 정상회담은 이번이 세 번째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방미길에 오르기 전에 김정은 위원장과 핫라인 통화를 하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청와대가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회담 계획을 사전에 부각한 것도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이 핫라인을 통해 김 위원장 생각을 듣게 될 경우 이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긴밀하게 전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의 전략자산 반입과 탈북 외교관의 발언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을 걸어 남북 고위급회담을 취소한 상황에서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청와대 관계자는 “(4월27일) 남북 정상 간 나눈 말씀으로 우리가 가야 할 길에 대해 충분한 교감이 돼 있기 때문에 그런 교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직접 전달되는 게 북·미 회담의 성공을 위해 긴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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