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읽음

‘선수’도 ‘코치’도 쉽지 않은 안철수

2018.05.20 20:35 입력 2018.05.20 22:58 수정

서울시장 선거 난항에…영입 인재 빠져나가고…유승민과 공천 갈등

지방선거 앞두고 내우외환

6·13 지방선거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국회에서 주거복지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6·13 지방선거의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0일 국회에서 주거복지 공약 발표 기자회견에 앞서 셔츠 소매를 걷어 올리고 있다. 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56)가 내우외환의 위기를 겪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더불어민주당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에게 크게 뒤진 데다, 일부 조사에선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게도 뒤졌다. 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재·보선 서울 송파을 등의 공천을 두고는 유승민 공동대표와 대립하면서 당내 갈등도 커지고 있다.

‘플레잉 코치’로 지방선거 진두지휘에 나섰지만, ‘플레이’도 ‘코치’도 매끄럽지 않은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는 지난달 4일 서울시장 출마 기자회견 때부터 ‘야권 대표 선수’를 자임했다. 박원순 후보와 1 대 1로 붙어 승리할 수 있는 후보는 자신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안 후보 지지율은 박 후보에게 크게 뒤처졌고, 일부 조사에선 김문수 후보에게도 밀렸다.

그러다 보니 김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까지 불거졌다. 김 후보는 지난 17일 “안철수 후보와 같이할 수 있다”고 했고, 안 후보도 이전과 달리 “김 후보가 (나처럼) 박 후보가 다시 시장에 당선되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여지를 뒀다.

김 후보는 20일에도 “박원순 시장에 대해서는 이제 그만두어야 되겠다 하는 공감 연대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안 후보가 김 후보와 실제 손을 잡을 경우 “자유한국당과 손잡느니 정치를 그만두겠다”는 기존 발언을 스스로 뒤집는 것이 된다. 설사 단일화하더라도 현 상태에서 안 후보가 박 후보를 이기는 것은 쉽지 않다.

당 내부도 여의치 않다. 서울 송파을 재선거를 두고 유승민 공동대표와의 갈등이 분출됐다. 유 대표는 공천관리위원회 결정대로 경선을 하자는 입장인 반면 안 후보는 손학규 선거대책위원장을 전략공천하자고 주장한다. 안 후보와 유 대표는 서울 노원병 후보 공천을 두고도 맞선 바 있다.

급기야 바른정당 출신인 진수희 전 의원은 18일 “통합을 뼈저리게 후회한다”며 공동서울시당위원장을 사퇴했다. 안 후보의 의원 시절 비서였던 이태우 전 국민의당 청년최고위원은 “안철수 새정치는 죽었다”며 송파을 예비후보에서 사퇴했다.

안 후보가 인재영입위원장 자격으로 영입한 정대유 전 인천시 시정연구단장은 14일 탈당했다.

한때 ‘안철수 키즈’로 불렸던 강연재 변호사는 이날 한국당 후보로 안 후보 전 지역구인 노원병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철수의 새정치, 7년 동안 정치 행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를 여쭈고자 한다”고 했다. ‘안철수 심판론’을 제기한 것이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하면 안 후보 선거전략은 크게 어그러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장 선거에서 지더라도, 야권 대표 선수로서 ‘의미 있는 패배’를 하겠다는 것이 안 후보 측 생각으로 여겨졌다. 리더가 없어 어려움을 겪는 한국당을 흡수하는 등 자신을 중심으로 한 보수 재편 시나리오를 안 후보가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돌던 터다. 하지만 서울시장 선거전은 지지부진하고, 당 내부 균열 양상도 선명해진 현 상태로는 이런 시나리오가 실현 불가능해진다. 이대로 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당 존립은 위태로워지고, 안 후보는 보수 재편의 중심이 아닌 하나의 변수로 전락할 수 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