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도 총여학생회 폐지…서울 대학가에서 ‘0곳’ 됐다

2018.11.22 09:20 입력 2018.11.22 15:59 수정

동국대가 총여학생회 폐지를 안건으로 한 투표를 진행한 21일 서울 중구 교내 경영관에서 열린 여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동국대가 총여학생회 폐지를 안건으로 한 투표를 진행한 21일 서울 중구 교내 경영관에서 열린 여학생총회에서 학생들이 촛불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동국대학교에서 총여학생회 폐지가 결정됐다. 동국대의 총여학생회 폐지로 서울에 있는 대학 중 총여학생회가 활동하는 곳은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22일 학내 언론 ‘동대신문’에 따르면 19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된 ‘총여 폐지 및 관련 회칙 삭제’ 안건에 대한 학생 총투표 결과, 실투표 7036표 중 찬성 5343표(75.94%), 반대 1574표(22.37%), 무효 119표(1.69%)로 총여 폐지가 가결됐다.

앞서 동국대 총대의원회는 지난 5일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을 통해 재학생 약 530명으로부터 총여 폐지를 총투표 안건으로 발의하라는 요구를 담은 온라인 서명을 받았다. 규정상 총학생회 정회원 5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학생 총투표가 실시된다. 온라인 서명을 받은 것이 대리 서명이나 위조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자 다시 오프라인으로 15일 재학생 710명의 서명을 받아 총투표가 실시됐다.

총대의원회는 총여학생회 폐지 근거로 학내 갈등 조장과 통합 저해, 총여학생회 실질적 운영 성과 및 소통 부재, 총여학생회의 사법기관화 및 정치세력화, 총여학생회의 학생회비 사용, 남학생들이 총여학생회에 학생회비를 납부하지만 투표권이 없는 문제 등을 제시했다.

총대의원회는 “과거 대학은 남성 위주로 학생회가 운영돼 총여학생회가 만들어졌지만 민주화운동이 끝나고 시대적 흐름이 변하면서 역할을 두고 혼란이 있었다. 총여는 소수자 인권 문제나 젠더차별, 성폭력 문제를 다루는 등 방향성을 바꾸려고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총학생회 산하가 아닌 별개 집단으로 존치하는 것에 대해 의문을 피하지 못했다. 총여 존속은 시대적 당위성을 띤 질문”이라고 했다.

동국대 총여학생회는 총회 성사단인 ‘여학생총회가 쏘아올릴 작은 공’을 조직했다. 총여 회원 200여명은 전날 교내 경영관에서 총회를 열고 ‘총여학생회의 자주성에 관한 안’을 의결했다. 이들은 “총여학생회는 학내와 사회의 가부장제를 몰아내고 성차별을 없애기 위한 기구”라며 “성평등을 위해 존재하는 총여학생회가 학생 총투표로 폐지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총투표 결과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서명을 진행할 계획이다. 동국대 학생자치기구 선거시행세칙상 총학생회 정회원 300명 이상의 서명을 받으면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동국대의 총여학생회 폐지 결정으로 서울 대학가에서 총여학생회는 사실상 사라지게 됐다. 연세대에서는 지난 6월 총여 재개편이 총투표로 결정됐고 9월에는 총여학생회장이 사퇴했다. 한양대, 경희대, 서울시립대 등은 총여학생회가 명목상 존재하지만 장기간 공석인 상태다. 성균관대는 지난달 학생 투표로 총여학생회 폐지를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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