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더 뜨거운 ‘K스릴러’ 열풍이 분다

2019.02.25 16:43 입력 2019.02.25 20:22 수정

정유정의  <종의 기원> 영문판과 이탈리아 문학상을 받은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 이탈리아판 표지(왼쪽부터)

정유정의 <종의 기원> 영문판과 이탈리아 문학상을 받은 이정명의 <별을 스치는 바람> 이탈리아판 표지(왼쪽부터)

“해외에서는 베스트셀러를 보면 미스터리·스릴러 등 장르문학이 늘 상위권을 차지합니다. 그만큼 많은 독자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지만 영미·유럽권에 수출한 한국 문학 가운데 장르문학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앞으로는 작가든, 출판사든, 에이전트든 다양한 장르의 문학작품이 조명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어요. 한국문학의 다양성이 풍부해지는 역할도 하리라 생각합니다.”

해외 저작권 에이전시인 KL매니지먼트의 이구용 대표는 말한다. 그는 이정명, 정유정, 김언수 등 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해외에 소개하는 데 앞장서 왔다. 이들 작가들의 작품은 ‘K스릴러’로 불리며 호평을 받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장르소설 해외 진출은 이제 막 시작 단계다. 본격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가 뚜렷한 한국 문학에선 그동안 신경숙, 한강 등의 본격문학 작품들이 해외에 주로 진출했다. 해외의 수요와 국내의 공급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가운데 이정명, 정유정, 김언수가 거둔 성과는 ‘K스릴러’의 가능성을 점치게 해준다.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치오네 반카렐라상 수상한 소설가 이정명. 정지윤 기자

이탈리아 문학상 프레미오 셀레치오네 반카렐라상 수상한 소설가 이정명. 정지윤 기자

이정명 작가는 한국 장르문학 작가로서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주목받았다. 2012년 국내 출간된 <별을 스치는 바람>은 10여개국에 수출됐으며, 2017년 한국 작가 최초로 이탈리아 문학상인 ‘프레미오 셀레치오네 반카렐라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별을 스치는 바람>은 윤동주 시인이 일본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보낸 생애 마지막 1년을 추적한 미스터리 소설이다.

이정명 작가의 뒤를 정유정과 김언수가 이어받았다. 정유정의 심리스릴러 <종의 기원>은 19개국에 수출됐으며 미국의 인기 공중파 토크쇼인 NBC ‘투나잇쇼’에 소개되기도 했다. 이어 정유정의 <7년의 밤> 또한 미국 영국 등 13개국에 판권이 팔렸다. 서미애의 추리소설 <잘자요 엄마> 또한 미국 출간을 앞두고 있다.

이구용 대표는 “한국문학의 완성도가 높고 촘촘하게 잘 쓰여진 작품들이 많다”며 “추리와 스릴러 스토리를 갖추면서도 문학적 향취를 풍기는 작품들이 인기를 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조만간 해외에 영화 판권이 팔리는 작품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소설가 정유정 김기남 기자

소설가 정유정 김기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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