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은정 “정치에 뜻 없어···검찰에 사건 덮는 ‘악의 무리’ 있다”

2019.03.04 14:03

임은정 부장검사.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임은정 부장검사.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제가 검찰에서 해야 될 일이 많지 않겠습니까?”

임은정 청주지검 충주지청 부장검사가 “정계 진출 제안이 들어오면 어떡할거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임 검사는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그동안 검사로서 겪은 문제들에 대해 말했다. 지난달 17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 “나는 고발한다”에서 문무일 검찰총장 이하 검찰 간부들을 실명으로 고발한데 이어 다시 한 번 검찰 내부의 문제를 지적하며 화제가 됐다.

▶[정동칼럼]임은정 검사 “나는 고발한다”

이날 임 검사는 2015년 서울 남부지검에서 있었던 문제의 성희롱 사건에 대해 말했다. 임 검사는 “2015년 2월에 인사이동으로 ㄱ부장 검사와 아버지가 전직 검사장이고 매형도 핵심 요직에 있어 귀족 검사로 불리는 ㄴ검사가 남부로 갔다”며 “ㄱ부장 검사나 ㄴ귀족 검사는 손버릇이나 입버릇이 나쁘기로 내부적으로 유명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ㄱ부장 검사는 술자리에서 폭탄주를 마시고 ‘아, 안주 먹어야지’ 하면서 여검사 손등에 뽀뽀를 한다거나 자기가 돌아다니면서 ‘야, 추행 좀 하자’면서 추행을 했다”며 “ㄴ귀족 검사는 내용이 심해서 말을 못하겠다”고 했다.

당시 이들의 추행을 현장에서 목격했다고 알려진 고 김홍영 검사는 1년 뒤인 2016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임 검사는 “그 검사가 청운의 뜻을 품고 왔었는데 부장 검사가 공연히 추행을 하고 피의자들을 불러 조사를 했는데 그 엄청난 게 덮였다. 그리고 나서 남부와 대법원 모두 다 거짓말을 했다”며 “김홍영 검사가 검찰이 이 지경인 걸 보고 어디에 문제 제기를 하겠나. 그래서 2016년도에 결국 자살한 거다”고 말했다.

특히, 임 검사는 “추행의 강도가 심해 말을 할 수 없다고 밝힌 ㄴ귀족 검사의 경우 통진당 해산 TF로 있으면서 (당시)황교안 장관의 총애도 받았다”며 “ㄱ부장 검사는 법상 중징계 사안이라 현재 벌금 500만원이 확정됐고, ㄴ귀족 검사는 징역 10월 선고가 나서 항소심 중이다”고 했다. 임 검사는 “이 정도로 무거운 사안을 그 당시 검찰이 알면서도, 조사했으면서도 다 그냥 덮고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임 검사는 자신이 경향신문에 칼럼을 쓴 이유도 이런 문제를 지적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런 사건이 계속 발생하는 이유는 사건들을 덮는 ‘악의 무리들’이 있는 거다. 이들은 위에는 정말 잘한다. 위에서 시키는 대로 나쁜 짓을 한다”며 “추행한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건이 덮였던 것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임 검사는 자신이 느낀 검찰 조직의 최대 문제를 “견제할 권력이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 검사는 “사법 농단 수사하면서 마치 검찰이 사법 개혁을 하는 것 같다”며 “법원을 개혁해야 하니까 검찰 수사는 필요하지만 검찰 역시 공수처라든지 법원이라든지 국민들이 개혁에 계속 채찍질을 가해 주셔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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