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OECD 국가 중 초미세먼지 ‘최악’ 2위…서울의 공기질 순위는?

2019.03.05 10:00 입력 2019.03.05 10:02 수정

2018년 전 세계 초미세먼지 지도.   | 에어비주얼

2018년 전 세계 초미세먼지 지도. | 에어비주얼

2018년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초미세먼지 농도가 가장 높은 국가 2위에 올랐다. 서울은 전 세계 수도 62곳 중 공기질이 27번째로 나쁜 도시로 꼽혔다.

세계 대기오염 조사기관 ‘에어비주얼(Air Visual)’이 지난해 73개국 3000개 도시를 대상으로 연평균 초미세먼지(PM 2.5) 농도를 분석한 ‘2018 세계 공기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27번째로 초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나라로 분석됐다.

미세먼지 예보 앱으로 유명한 에어비주얼은 각국 정부의 공식 관측망 데이터를 취합해 지난해 연평균 PM 2.5 농도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공기질이 가장 안 좋은 나라들은 아시아에 집중됐다. 방글라데시의 연평균 PM 2.5 농도가 97.1㎍/㎥로 전 세계 1위를 차지했고, 이웃나라인 파키스탄(74.3㎍/㎥)과 인도(72.5㎍/㎥)가 뒤를 이었다. 중국은 41.2㎍/㎥로 12위를 기록했다. 그 외 베트남(32.9㎍/㎥)은 17위, 태국(26.4㎍/㎥)은 23위 였으며, 일본(12㎍/㎥)은 55위로 공기질이 좋은 편이었다. 공기가 가장 청정한 국가는 연평균 농도가 5.0㎍/㎥에 불과한 아이슬란드였다.

세계 62개 수도의 연평균 PM 2.5 농도를 집계한 결과도 비슷했다. 인도 델리가 무려 113.5㎍/㎥로 세계에서 공기질이 가장 안 좋은 수도로 꼽혔다. 한국에 심각한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때 농도가 상시적으로 하늘을 뒤덮고 있는 셈이다. 지난 1월14일 최악의 고농도 미세먼지가 발생했을 당시 최고 기록이 서울에서 129㎍/㎥이었다. 그 외 방글라데시 다카(97.1㎍/㎥)와 아프가니스탄 카불(61.8㎍/㎥)이 뒤를 이었으며, 베이징은 50.9㎍/㎥로 8위에 올랐다. 각국 수도 중에 세계보건기구(WHO)의 연평균 농도 권고기준(10㎍/㎥)을 맞춘 도시는 단 9곳이었으며, 가장 공기가 좋은 곳은 뉴질랜드의 웰링턴(6.0㎍/㎥)이었다.

한국은 지난해 연평균 농도가 24.0㎍/㎥로 27위에 올랐다. 서울의 경우 23.3㎍/㎥로 역시 각국 수도 중 27위에 올랐다.

2018년 초미세먼지 농도 각국 순위.   | 에어비주얼

2018년 초미세먼지 농도 각국 순위. | 에어비주얼

하지만 환경단체 그린피스에서 자료를 토대로 OECD 회원국들만을 취합한 결과는 달랐다. 관측망이 설치된 32개 나라를 대상으로 순위를 매겨보니 한국은 칠레(24.9㎍/㎥)에 이어 두 번째로 공기질이 좋지 않았다. 한국이 공기질 목표로 삼고 있는 프랑스(13.2㎍/㎥), 일본(12.0㎍/㎥), 영국(10.8㎍/㎥), 미국(9.0㎍/㎥) 등 주요 선진국에 비하면 2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특히 OECD 국가들 중 오염도가 심한 100개 도시를 분석해보니 국내 도시가 44개나 포함됐다. OECD 국가 중 최다였다. 한국에서 PM 2.5 농도가 가장 높은 도시는 경기 안성시였다. 세계 순위는 372위였지만, OECD에선 13위에 올랐다. 이어 강원 원주, 전북 전주, 경기 평택, 경기 이천이 뒤를 이었다. 100위권에 든 도시들은 대부분 경기, 충청, 전라 등 서쪽 지역이 많았으며, 경북 구미 등 내륙 지역도 포함됐다. 국외 오염물질이 흘러들어오는 서풍의 영향을 받는 지역들이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공장이 밀집해있거나 화력발전소의 영향을 받는 도시들이었다.

에어비주얼 보고서는 “동아시아 지역은 급속한 경제성장과 대기 오염의 증가가 밀접한 연관성을 보이고 있다”면서 “석탄화력발전이 주된 오염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월경성 오염물질이 중국과 이웃한 홍콩, 대만, 한국 등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의 미세먼지 농도는 2010년 초반까지 꾸준히 개선되다 최근 들어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있다. PM 10은 2012년 41㎍/㎥까지 떨어졌다가 2017년까지 45㎍/㎥ 안팎을 오가고 있다. PM 2.5는 2015년 23㎍/㎥을 기록하더니 2016년 26㎍/㎥, 2017년 25㎍/㎥로 오히려 나빠졌다.

‘양극화’ 경향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강화된 미세먼지 예보 기준으로 수도권에서 ‘나쁨’(35~75㎍/㎥)과 ‘매우나쁨’(75㎍/㎥ 이상) 일수는 2015년 62일에서 2018년 77일로 늘었다. ‘좋음’(15㎍/㎥ 이하) 일수도 서울에서 2015년 80일에서 2018년 127일로 덩달아 늘었다.

전문가들은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과거로부터 꾸준히 나아지고 있지만, 최근 고농도 미세먼지가 잦아지면서 체감하는 공기질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대기 정체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이인성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캠페이너는 “화석 연료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동시에 일으키기 때문에 미세먼지 문제 해결을 위해선 석탄과 석유의 사용 감축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고농도 미세먼지 현상이 발생되었을 때 비상저감조치가 응급 대책이 될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경유차 감축 등 중장기적인 저감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린피스에서 에어비주얼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국내 초미세먼지 도시 순위.

그린피스에서 에어비주얼 데이터를 바탕으로 집계한 국내 초미세먼지 도시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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