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4월 16일, 기억은 그 자리에

2019.03.22 16:11 입력 2019.03.22 16:25 수정

[금주의 B컷]2014년 4월 16일, 기억은 그 자리에

저 광장에 뿌렸던 눈물, 뱉어진 한숨의 양은 얼마나 될까. 가늠하기조차 힘듭니다.

서울 광화문광장에 5년 가까이 설치돼 있던 세월호 천막이 철거됐습니다. 참사 희생자와 미수습자를 추모하던 공간입니다. 2014년 4월16일 참사 이후 유가족들은 이곳에서 진실을 밝혀달라고 목놓아 외쳤습니다. 단식도, 삭발도 했습니다. 뜨거운 여름, 뼈까지 시린 겨울의 광장 바닥에 온몸을 던진 오체투지도 했습니다.

진실에의 접근을 방해하고 은폐한 권력, 안전에 무감한 사회에 분노한 많은 시민들도 유가족과 어깨동무했습니다. ‘잊지 않겠다’ ‘기억하겠다’는 추모의 걸음도 끊이질 않았습니다. 천막이 섰던 세월 동안 ‘7시간 의혹’의 당사자는 탄핵으로 수감됐고, 유족과 함께 단식한 국회의원은 대통령이 되었습니다.

철거가 진행되는 와중에도 참사로 아이를 잃은 ‘엄마’는 여전히 명확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합니다. 엄마의 노란 조끼에 새겨진 ‘부모이기에 포기할 수 없다’는 글귀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듭니다.

‘천막의 철거’가 ‘기억의 철거’는 아니겠지요. 천막 자리에는 ‘기억·안전 전시공간’이 들어선다고 합니다. 세월호 이후 우리 사회는 얼마나 바뀌었습니까? 참사 이후 다섯 번째 봄을 맞으며 제 자신과 당신에게 다시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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