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같은 피 가져” 마윈 “미쳤지만 바보 아냐”…중일 IT 거물이 말한 것은

2019.12.06 15:31 입력 2019.12.06 15:50 수정

손정의 소프크뱅크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이 6일 도쿄대 야스대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도쿄|SK 제공

손정의 소프크뱅크 회장(왼쪽)과 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이 6일 도쿄대 야스대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에서 특별대담을 하고 있다. 도쿄|SK 제공

“개나 늑대는 서로 냄새로 압니다. 같은 피를 가진 동물이라는 걸.”(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우리는) 미친 사람들이죠. 하지만 바보는 아닙니다.”(마윈 알리바바 전 회장)

6일 도쿄대 야스대강당에서 열린 ‘도쿄포럼’의 특별대담에서 중·일 양국의 IT(정보기술) 거물은 첫 만남과 이후의 협력 과정을 이렇게 설명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건 손 회장이 2000년 스타트업 기업 투자를 위해 중국을 찾았을 때라고 한다. 손 회장은 수많은 벤처창업자 중 하나였던 마 전 회장을 한눈에 알아보고 과감하게 투자를 결정했고, 알리바바는 이후 중국 최대의 전자상거래업체로 성장했다.

손 회장은 “다른 경영자들은 사업 계획이나 자금 등에 대해 설명했지만, 잭(마 전 회장의 영어 이름)은 미래가 어떻게 될 지, 작은 스타트업 기업이 꿈을 어떻게 실현할지 자신의 철학만 얘기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그래픽이 많은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라 배짱을 느끼고 싶었다”면서 “(마 전 회장에게서) 신념, 정열, 파이팅 정신이 느껴져 5분 만에 ‘세계가 변할 거니까 내 돈을 가져쓰라’고 했다”고 웃었다.

마 전 회장은 “대부분은 투자자가 좋아하는 프리젠테이션을 하지만 나는 싫다”고 했다. 그는 “당시 인터넷 얘기를 많이들 했지만, 믿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비전, 가치관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었다”면서 “손 회장과는 친구같은 파트너, 인터넷을 실현할 마음의 친구가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의 대담은 기업가가 지녀야할 자세로 이어졌다. 마 전 회장은 “미래를 믿고, 팀을 믿고, 낙관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이 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했다. 손 회장은 “커다란 비전과 정열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돈을 좇으면 도망가지만, 꿈을 따라가면 돈이 따라붙는다”고 했다.

젊은이들에게 조언한 것도 정열과 낙관적인 생각을 지니는 것이었다. 손 회장은 “자신의 꿈에 대한 신념과 정열을 가져야 한다. 정열이 강할수록 달성할 수 있는 것도 늘어난다”고 했다. 마 전 회장은 “낙관적일 것, 그리고 불평하지 말 것”이라고 했다.

두 사람은 인공지능(AI) 등 기술 혁신이 진행될 미래에 대해선 낙관론을 주창했다. 손 회장은 “직관으로 AI 시대가 온다고, 새로운 흥미진진한 사회를 가져온다고 느끼고, 인간 생활이 지금보다 좋아진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마 전 회장은 “IT에서 DT(데이터 테크놀로지)로 가고 있다”면서 “미래는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지만 문제는 그걸 받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미래 대비를 위한 교육 개혁에도 초점이 모아졌다. 손 회장은 “일본 교실을 보면 조용히 노트하고 기억하고 암기한다. 하지만 지금은 구글에서 검색하면 된다”며 “논쟁하고 커뮤니케이션해 함께 만드는 식이 좋다”고 했다. 마 전 회장은 “미래에 직업의 절반이 없어진다고 무섭다고 하지만 흥미진진하다”면서 “거기에 맞춰 교육제도를 바뀌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사람이 기계처럼 일했지만 앞으로는 사람을 위해 기계가 일하게 될 것”이라면서 “상상력과 이노베이션 넘치는 사람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일 IT계를 이끌고 있는 두 사람이지만 자신들은 아직 달성한 게 없다고 손사레를 쳤다. 손 회장은 “어떤 것도 달성하지 않았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나는 도전자다. 매일 싸우고 있다”고 했다. 마 전 회장도 “뭔가 달성했다는 기분은 없다. 성공했냐 아니냐는 죽을 때 아니면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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