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코로나’…반도체는 ‘멈출 위기’

2020.02.04 06:00 입력 2020.02.04 06:01 수정

삼성·SK하이닉스, 춘제 연휴에도 중국 공장 가동 ‘안간힘’

소재·장비 하나라도 문제 발생해 생산 멈추면 막대한 손실

원료 수급·완성품 수출도 ‘비상’…주재원들은 귀국도 미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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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역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퍼지면서 지난해 저점을 찍고 올해 들어 회복기에 접어든 국내 반도체산업에 위협이 되고 있다. 현지 생산라인이 멈출 경우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한 가운데 육해공을 잇는 물류 여건도 악화되면서 국내 공장으로 유입되는 원부자재 조달에 적신호가 켜졌다.

3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오는 9일까지 연기된 중국 춘제 연휴기간 중에도 최소 인원을 투입해 현지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신종 코로나 발발지역인 우한시로부터 약 700㎞ 떨어진 시안 등에, SK하이닉스는 약 600~800㎞ 떨어진 우시와 충칭에 생산라인을 보유 중이다. 이들 공장은 4조3교대를 원칙으로 하되 인원 수급에 따라 3조2교대 등으로 탄력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춘제 연휴가 끝난 이후다. 원재료인 웨이퍼가 공장에 투입돼(팹 인) 반도체로 나올 때(팹 아웃)까지 보통 2~3개월이 소요된다. 노광·식각·세정 등 600여개 미세공정을 거쳐야만 품질이 보장되고, 투입되는 화학물질과 장비 종류도 수백종에 달한다. 단 하나의 소재나 장비에 문제가 생기면 전체 생산라인이 멈추게 된다. 일례로 지난해 12월31일 경기 화성시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에서 1분간 정전이 발생했는데 수십억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산업 특성상 공정이 길고 한번 멈추면 기존에 투입된 원재료를 다 버려야 한다”면서 “라인이 멈추면 공정별로 설정한 수치값도 전부 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역을 위해 도시 간 차단이 이어지면서 중국 내 물류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항공이나 해운뿐 아니라 육로 이동도 통제 분위기가 감지된다. 향후 중국 협력업체에서 만든 원부자재의 국내 조달뿐 아니라 중국에서 생산된 완제품의 해외 수출이 봉쇄될 가능성이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이와 관련해 조달·수출 국가 다변화를 물색하는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을 점검하고 있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반도체 경기 회복을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올해 데이터센터 투자가 재개되면서 서버 D램 회복 기조가 계속되고,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 출하량은 올해 2억대로 교체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역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시장전망치를 상회하자 실적 반등의 신호탄으로 해석해왔는데 예기치 못한 사태가 터진 것이다.

신종 코로나 감염지역이 확대되고 있지만 현지 주재원들은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주재원들이 중국 직원들만 남기고 탈출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 정서적으로 위화감이 조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주재원 가족들을 중심으로 귀국을 돕고 있다”면서 “주재원들은 잔류하는 쪽으로 잡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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