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盧서거’로 당내 역학구도 급변

2009.06.07 11:13
연합뉴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민주당내 역학구도가 급변하고 있다.

일단 노 전 대통령과 가까웠거나 친노(親盧) 진영의 지지를 받고 있는 인사들의위상이 상승하고, 비노(非盧)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17대 대통령선거와 18대 총선을 거치면서 뿔뿔이 흩어졌던 야당성향 지지자들이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결집한 때문이다.

정세균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당내 위상이 가장 강화된 인사로 꼽힌다.

다른 야당 중진들과는 달리 민주당 창당과정에서 노 전 대통령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고, 현재 당내 지지기반도 친노 386그룹을 주축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다.

정 대표는 민주당의 창업주인 정동영 의원의 복당 문제를 둘러싼 당내 비주류그룹과의 갈등 때문에 리더십 약화가 예상됐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오히려 당 장악력을 확대했다.

친노그룹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안희정 최고위원은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의 돈을 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한때 위기에 몰렸지만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오히려 활동반경이 넓어졌다.

노 전 대통령 측근그룹인 서갑원 백원우 의원도 위상이 급상승했고, 현재 구속수감중인 이광재 의원도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탈출할 기회를 잡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뒤 눈에 띄는 역할을 맡지 못했던 한명숙 상임고문은 노 전 대통령 국민장의 공동장의위원장을 지낸 뒤 친노그룹의 새로운 구심점으로 거론되고 있다.

당내 인사는 아니지만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은 정치적 재기 가능성을 확인했다. 일각에선 유 전 장관의 민주당 복당 가능성까지 거론되지만, 유 전 장관이나 민주당 모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쉽게 실현되진 않을 전망이다.

반면 노 전 대통령 및 친노그룹과 불편한 관계였거나, 적극적인 우호관계를 맺지 않았던 인사들은 입지가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4.29 재보선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뒤 민주당 외곽을 압박하던 정동영 의원은 조문정국으로 인해 ‘복당’의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이다.

정 의원은 한동안 복당문제를 언급하지 않고 의정활동에만 전념하면서 ‘로키’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당 정체성 문제와 관련, 정세균 대표를 공격하면서 입지확대를 시도했던 중진들의 움직임에도 브레이크가 걸린 모양새다. 정 대표의 리더십이 강화되면서 당 정체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추미애 의원을 비롯해 민주연대 이종걸 공동대표 등이 정 대표 체제하 당 정체성 훼손을 비판한 대표적 인사다.

손학규 전 대표의 경우 4.29 재.보선에서 수도권 지원사격을 담당하면서 당내 위상이 급상승했지만, 조문정국으로 인해 존재감이 급속도로 희석됐다는 평가다.

다만 이 같은 당내 역학구도 변화는 노 전 대통령 서거로 인한 일시적인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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