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게 주는 특별한 휴가 ‘절식’

2011.08.18 19:02
김호준|동국대 일산한방병원 교수

휴가시즌이 막바지다. 바쁘게 일할 때는 잘 모르고 지나치지만 온전히 쉬고 나면 진정한 휴식의 중요성을 느끼곤 한다. 우리 몸도 마찬가지다. 오장육부는 하루도 쉼 없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이렇게 묵묵히 일만 해온 장기들에 휴가를 주는 것은 어떨까.

해독치료의 하나인 절식(絶食)은 체내 노폐물을 제거하면서 자연 회복력을 높여주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절식은 인류의 가장 오래된 자연치료법 중 하나로 많은 연구에서 알레르기·천식·류머티스 등 면역질환, 비만·당뇨·고혈압 등 대사질환, 과민성 대장증세·만성 기능성 소화장애·변비 등 소화기 질환, 피부질환에 효능이 있다는 점이 밝혀져 왔다. 절식이 이처럼 다양한 질환에 효과가 있는 것은 절식 후 신체 기능이 개선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음식으로 인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한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독소’라는 것을 광범위하게 본다면 외부에서 들어오는 각종 환경오염물질, 약물·담배 등 유해물질, 우리 몸에서 사용되고 뒤처리가 덜 된 호르몬, 장내의 미생물, 각종 대사산물들도 포함된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음식물도 몸의 부담을 증가시킨다는 점에서 독소의 범주에 넣을 수 있다. 우리가 평소 아무 의심없이 먹는 음식이라 하더라도 오랫동안 과량 섭취하거나 전신징후가 나쁠 때에는 갖가지 증상을 일으키고 장기적으로는 질병의 원인이 된다.

음식이 맞지 않아 생기는 증상(음식물 불내성)은 만성적인 소화문제, 반복되는 염증과 감염증, 식후 피로감, 전신 부종, 특정 음식 섭취 후 심해지는 가려움증, 코막힘, 발진 등 매우 광범하다. 하지만 불특정적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경우가 아니면 어떤 음식물이 어떤 증상을 일으키는지 파악하기 힘들다. 이런 한계는 진단과 치료를 겸한 절식프로그램을 시행해보는 것을 권장하는 이유가 된다.

우선 절식 전문가가 있는 병원을 찾아 의료인의 지도를 받아 절식을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병원을 찾기 부담스럽거나 완전 단식이 걱정된다면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주스 단식법’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끼니를 대신해 하루 4~5회 토마토, 당근, 레몬을 직접 갈아 만든 주스(200~300㏄)를 마시면서 1~2일간 절식하는 방법이다.

절식 전 하루는 야채와 과일만으로 평소량의 50% 정도로 가볍게 예비식을 하고, 절식 후 2~3일은 무염 혹은 저염의 미음 회복식을 해야 한다. 이후 식이요법으로 밀가루, 계란, 콩, 우유 등 음식물 불내성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은 음식을 제외한 ‘항원소거식단’을 한 달가량 시행하면서 평소 있었던 증상의 추이를 관찰해본다. 이후 2주에 한 가지꼴로 제거했던 음식을 다시 추가하면서 증상의 재발 여부를 지켜본다. 문제가 되는 음식은 영원히 제외하거나 섭취를 최소화하는 것이 이 식단의 요체다.

많은 사람이 ‘살을 빼겠다’는 목표로 절식을 시작한다. 사실 절식을 하면 체중은 줄지만 지방은 줄어들지 않는 경우가 많고, 관리가 소홀하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절식이 체중감량의 근본적인 대책은 아니다. 하지만 절식을 함으로써 해독이 되고 대사기능이 개선되므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비만을 극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의술 인술]몸에게 주는 특별한 휴가 ‘절식’

절식기간 중에는 과격한 운동을 삼가야 한다. 마음을 다스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명상과 호흡수행을 겸한 유연성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풍욕, 냉온욕, 효소욕, 장세척 등 노폐물 배출을 촉진하는 보조요법을 겸한다면 그 효과를 더욱 증진시킬 수 있다.

‘치료’보다는 ‘섭생’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요즘, 우리 스스로의 식생활을 돌아보고 건강한 삶의 의지를 다지는 계기로 절식이라는 특별한 휴가를 우리 몸에 선물하는 것도 좋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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