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음반 ‘솔튼 페이퍼’ 내자마자 주목받는 김윤민

2013.05.26 21:02 입력 2013.05.26 23:21 수정
최우규 기자

이승환이 딱 1분 듣고 반한 아날로그적 감성과 목소리

4반세기 가까이 음악을 한 가수 이승환이 데모 노래를 딱 1분 듣고는 “물건을 찾았구나 싶었다”고 했고, 그의 음반을 제작했다. 힙합 그룹 ‘에픽하이’의 타블로는 “웬만한 뮤지션은 무서워서 만들지 못할 음악을 한다”고 했다.

이번에 데뷔 음반 <솔튼 페이퍼>를 낸 MYK(29·본명 김윤민)를 가리키는 말이다. 도대체 어떻기에 이런 극찬을 받을까.

음반 겉장 사진에는 나무와 하늘, 갈대가 보인다. 어쿠스틱, 아날로그 등 자연을 강조한 것이다. 그 뒤쪽에 송전탑이 지나간다. 어쩌면 이 안에 <솔튼 페이퍼>의 콘셉트가 담겨 있다. 포크, 모던록, 힙합의 조화다.

데뷔 음반 <솔튼 페이퍼>를 낸 MYK가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데뷔 음반 <솔튼 페이퍼>를 낸 MYK가 21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김기남 기자 kknphoto@kyunghyang.com

첫곡 ‘애프터 더 레키지’는 어쿠스틱 기타와 첼로에 나른한 목소리, 몽환적 느낌을 주는 포크다. ‘모자’는 모던록이지만, 그 안에 힙합의 그루브함(통통 튀는 느낌)을 섞었다.

피아노 소리로 시작하는 ‘하트 스톰’은 영국 브릿팝 밴드 노래 같다. 영국 밴드 ‘콜드 플레이’를 연상시킨다는 이들도 있다. 세계적 힙합 가수 ‘스눕 독’이 조련하는 폴란드 출신 여가수 아이자 라쉬의 가녀리고 애절한 목소리가 귀를 잡아당기는 ‘홈’, 얼마 전 태어난 아들에게 “세상은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어둡지는 않아. 이따금 어려워 보이기는 하지만, 네가 자라면 결국 인생은 멋진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노래하는 ‘어텀’은 깔끔한 포크다.

‘에픽하이’의 타블로가 랩을 하는 ‘러브송’에서는 MYK가 직접 스크래칭을 했다. 잔잔하면서도 질감 좋은 목소리를 가진 MYK는 프로듀싱, 어쿠스틱·일렉트릭 기타와 피아노·신시사이저 그리고 퍼커션 연주, 스크래칭, 작사, 작곡, 현악 편곡까지 해냈다.

MYK는 미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뷰에서 태어나 스물한 살 때까지 살았다. 한국말 발음이 어색한 이유다. 아버지는 삼성전자 ‘가로본능’폰, 목걸이형 MP3플레이어 ‘아이리버’ 등을 디자인한 세계적 디자이너 김영세 이노디자인 대표다.

김영세 대표는 대학 시절 한국 저항가수의 상징 김민기씨와 함께 ‘도비두(도깨비 두마리)’라는 통기타 그룹을 만들었다. MYK는 그렇게 어려서부터 자연스레 음악과 접했다. 초등학교 다닐 때인 1994년 그런지, 펑크록을 들으며 밴드를 만들었다. 중학교 가서 힙합을 들었고, 고등학교 때에도 음악에 심취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당연히’ 대학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미대를 권하기도 해, 실제 MYK는 미술을 1년반 정도 공부했다. 그러나 그 길이 아니었다고 한다.

고등학교 졸업 후 로스앤젤레스로 가서 밴드 활동을 하면서 MI(뮤지션스 인스티튜트)에 들어가 레코딩 엔지니어링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아버지 권유로 한국에 들어왔다가 에픽하이의 타블로를 만났다. 타블로는 MYK 사촌형과 고등학교 동창이다. 그렇게 시작된 음악적 교류는 언더그라운드에서 밴드와 힙합 고수로 손꼽히게 해줬다.

그는 “비오는 날, 야외에서 맨발로, 혹은 바닷가에서, 아무튼 자연 속에서 우울하거나 주관적이 될 때 생각이 많아져서 예전 생각하고 싶을 때 제 음반을 들어보시라”고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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