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성황후 문서’ 발굴한 정상수 교수 “국모 시해의 불명예 벗을 역사적 진실 규명해야”

2013.07.01 06:00 입력 2013.07.01 13:45 수정

2011년 9월 독일 베를린에 있는 외교부 정치문서보관소에서 독일제국 시대 문서 중 한국 문서군 목록을 뒤지던 정상수 한국방송통신대학교 통합인문학연구소 연구교수(사진)는 ‘죽어 있다는 왕비가 살아 있다’는 제목을 발견했다. “명성황후가 시해당하지 않았다는 말 같은데…. 무슨 소리지.”

정 교수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원본을 찾기 시작했다. 그렇게 찾은 게 라돌린과 힐리어 보고서다. 독일 문서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 영국 국립문서보관소로 가서 추가 문서를 찾아냈다. 정 교수는 “국가적 차원에서 보면, 이른바 ‘국모’가 시해당했다는 것은 불명예”라며 “이번 자료 발굴로 국모 시해의 불명예에서 벗어나는 진실을 찾는 계기를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단독]‘명성황후 문서’ 발굴한 정상수 교수 “국모 시해의 불명예 벗을 역사적 진실 규명해야”

그는 “역사학계가 시해를 당연시할 게 아니라 최소한 물음표를 붙여놓고 을미사변에 대한 새로운 사료 발굴에 나서야 한다”며 “당시 고종, 명성황후와 밀접한 관계를 맺었던 러시아 공사 베베르가 러시아 외교부 장관 로바노프에게 직접 보고한 전보와 보고서를 찾는 게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한국에서 명성황후 시해 입증 자료로 활용되는 일본 낭인 이시즈카 에조의 ‘에조 보고서’에 대해 “에조는 낭인이고, 그 보고서는 일본 재판에 쓰인 것으로 신뢰하기 힘들다”며 “에조 보고서를 비롯해 명성황후 시해 자료는 대부분 일본 것인데 다른 외국 자료와 비교하면서 더 신중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독문과를 졸업한 정 교수는 1989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역사학으로 전공을 바꿨다. 뒤셀도르프 대학에서 독일제국주의 시대 칭다오 점령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독일제국주의 시대가 고종 시대와 비슷한 시기라서 함께 연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고종 비자금의 규모, 일본의 고종 납치 시도, 을사늑약의 부당함을 적어 유럽에 보낸 고종의 훈령을 기록한 독일 외교문서를 여러 차례 발굴하기도 했다.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추천 이슈

      내 뉴스플리에 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