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사이버사령부, 조직적 정치 개입” 결론

2014.07.21 22:41 입력 2014.07.21 23:54 수정

정보·논리·게시 3개 조직 분담… ‘야 후보 패러디’ 그림 배포

군 수사당국, 연제욱·옥도경 전 사령관 등 19명 형사 입건

군 수사기관이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 관련 댓글’ 의혹과 관련해 조직적 정치 개입이 있었다고 결론내린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2012년 총선과 대선 당시 사이버사령부가 댓글로 불법 정치 개입을 했다는 의혹을 조사 중인 국방부 조사본부는 최근 사이버사령부가 조직적으로 글을 작성해 인터넷에 배포한 것을 확인했다고 이날 KBS가 보도했다.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 대선 당시 김모 하사가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확인한 그림 (왼쪽).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대선 포스터(오른쪽)를 패러디했다. | KBS 화면 캡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지난 대선 당시 김모 하사가 트위터에 올린 것으로 확인한 그림 (왼쪽).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대선 포스터(오른쪽)를 패러디했다. | KBS 화면 캡처

조사본부는 특히 지난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의 대선 슬로건과 포스터인 ‘사람이 먼저다, 문재인’을 ‘북한이 먼저다, 문재인’으로 패러디한 그림을 트위터상에 게시·배포한 사람이 사이버사령부 대북심리전단(530단) 소속 김모 하사인 것으로 확인했다. 그간 심리전단의 댓글 활동이 ‘대북심리전 일환’이라던 군 당국 해명과 정면 배치되는 것으로, 북한 대응과는 무관하게 ‘대선 개입’ 행위를 한 것이다.

조사본부는 사이버사가 대북심리전단 아래 3개 조직을 두고 1대는 정보 수집, 2대는 정치 글 게시, 3대는 대응 논리 개발을 전담해 왔다고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하사는 2대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조사본부는 이미 정치관여 혐의로 형사입건된 연제욱, 옥도경 전 사이버사령관을 비롯해 심리전 단장인 3급 군무원 박모씨, 심리전단 산하 2대장·3대장 등 모두 19명을 정치관여죄 위반 혐의로 형사 처벌키로 했다. 군 관계자는 다만 “김관진 당시 국방장관에게 보고된 대북 심리전 성과에 ‘정치개입 활동’은 포함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KBS는 보도했다.

조사본부는 또 지난해 10월 수사 착수 직전 사이버사 요원들이 삭제한 정치 글 7000여건도 1차로 복원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최종 수사결과는 앞선 중간 수사결과를 뒤집는 것으로, 부실·축소 수사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이 정치적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속도조절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앞서 조사본부는 지난해 12월 ‘사이버사령부 정치 글 게시 의혹 중간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정치 글’ 작성 몸통으로 이모 사이버심리전 단장을 지목하면서 “전·현직 사령관은 사이버심리전 단장에게 정치관여 지시를 한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본부는 다음달 초 이 같은 내용의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한 뒤 사건을 군 검찰에 넘길 예정이다. 군은 KBS보도에 대해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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