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지젝, 쌍용차 고공농성 지지 메시지···“당신들이 올라간 굴뚝은 세계를 비추는 등대”

2014.12.18 17:04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사진)이 지난 13일 경기 평택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 위에 올라 고공농성 중인 금속노조 쌍용자동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과 김정욱 사무국장에게 지지 메시지를 보내왔다.

지젝, 쌍용차 고공농성 지지 메시지···“당신들이 올라간 굴뚝은 세계를 비추는 등대”

지젝은 18일 이택광 경희대 교수를 통해 보낸 ‘친애하는 친구이자 동지인 이창근, 김정욱에게’라는 제목의 편지에 “다시 한 번 당신들의 투쟁에 대해 오롯이 연대를 표명합니다. 당신들의 견결함과 끈질김은 우리 모두의 귀감입니다. 당신들이 올라간 그 굴뚝은 세계를 비추는 등대와 같습니다. 당신들의 동지, 슬라보예 지젝. 2014년 12월17일 루블라냐에서”라고 썼다.

이창근 실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편지를 공개하면서 “지젝 할배, 뭐 또 이런 편지를. 아침부터 지금까지 이거 해독한다고 진땀 뺐구먼요. 지젝 할배 고마워요. 꼭 이길게요.”라고 글을 남겼다.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며 보낸 지지 메시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페이스북 갈무리.

세계적인 석학 슬라보예 지젝이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고공농성을 응원하며 보낸 지지 메시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 페이스북 갈무리.

지젝은 지난 2월 서울고등법원이 쌍용차 해고노동자 153명에 대해 해고 무효 판결을 내렸을 때에도 축하 메시지를 보내 “커다란 존경심을 가지고 당신들의 투쟁을 지지해온 사람으로서 당신들의 법적 승리를 축하드립니다. 투쟁은 계속됩니다. 그래서 정의는 당신들 편입니다”라고 밝혔다.

지젝은 2012년 6월에도 방한해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를 찾아 “대기업이 정리해고로 노동자의 삶을 파괴하면서 ‘구조조정’이라는 중립적인 용어를 사용해 폭력을 정당화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9월에는 프랑스의 세계적 철학자 알랭 바디우가 대한문 앞 분향소를 찾아 고은 시인과 함께 침묵 시위를 벌였으며,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로 유명한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도 2012년 분향소를 찾은 바 있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왼쪽)과 김정욱 사무국장이 14일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 위에서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날 새벽 영하 9도의 혹한 속에 오른 굴뚝 위엔 이날 칼바람이 불고 눈도 내리는 매서운 날씨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이창근 정책기획실장(왼쪽)과 김정욱 사무국장이 14일 경기 평택시 쌍용차 공장 내 70m 높이의 굴뚝 위에서 동료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전날 새벽 영하 9도의 혹한 속에 오른 굴뚝 위엔 이날 칼바람이 불고 눈도 내리는 매서운 날씨가 이어졌다. 연합뉴스

13일 이창근 실장과 김정욱 국장이 2009년 정리해고 후 세 번째 고공농성에 돌입한 이유는 지난달 대법원이 고등법원 판결을 뒤집고 쌍용차의 정리해고가 적법하다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굴뚝에 오른 날, 또 한 명의 해고 노동자 박모씨(47)가 지난 9월 간암 판정을 받고 투병하다 끝내 숨을 거두면서 쌍용차 정리해고 이후 해고노동자와 그 가족의 26번째 죽음으로 기록됐다.

읽음

추천기사

바로가기 링크 설명

화제의 추천 정보

    오늘의 인기 정보

      이 시각 포토 정보

      내 뉴스플리에 저장